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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면 ‘여혐’ 낙인… 할말 없으면 “공부하고 와라”

염근모 | 2019-01-10 17:13:58

조회수 : 4,093

 

‘완장’ 찬 페미니스트들, ‘페미스플레인’도 등장



‘여자와 남자가 현 시점 동등치 않단 건 좀 이해 안 돼… 지금의 너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


래퍼 산이의 ‘페미니스트’란 곡 가사 중 일부다.


지난해 말 ‘이수역 사건’을 계기로 만든 이 곡을 발표하자 산이에겐 곧바로 ‘여혐(여성 혐오) 래퍼’란 꼬리표가 붙었다.


남성들 사이에선 “가사에 공감이 간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여성들, 특히 페미니스틀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면서 산이는 소속사와 계약 만료로 독립했고, 예정돼 있던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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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여성계를 비판하는 집회 사진. 자료사진



한국 페미니즘이 성역이 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합당한 근거가 있거나 상식적인 선에서 비판을 제기해도 ‘여혐’이란 낙인을 찍어대는 탓에 ‘페미니스트들이 완장을 차고 다닌다’는 표현이 생길 정도다.


논쟁이 붙어도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오라”는 말만 반복하는 ‘그녀’들 때문에 ‘페미스플레인’(남자가 언제나 가르치려 든다는 ‘맨스플레인’에 빗댄 표현)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찍히면 남·녀 불문 ‘여혐’ ‘적폐’ 몰이


6일 각종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는 한국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글에는 대부분 여혐을 운운하며 글쓴이를 비방하는 댓글이 달리곤 한다.


페미니즘 비판을 두고 “‘젠더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일부 남성의 발악”이라거나 “시대착오적인 발상” 등 자체 해석을 동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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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란 곡으로 논란이 된 래퍼 산이. 자료사진



여혐 낙인에는 성별도 없다.


산이 외에 대표적인 사례가 원로 여성운동가인 오세라비(본명 이영희) 작가다.


오 작가는 저서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를 통해 남성 혐오를 일삼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와 일부 페미니스트의 행태를 비판하고 남성들이 받는 역차별을 언급했다가 여혐 낙인은 물론 ‘적폐’란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는 이런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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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를 쓴 오세라비 작가. 자료사진



오 작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 한 페미니스트가 말했듯, 페미니스트들의 최대 무기는 ‘혀’”라며 “페미니즘 열풍이 불면서 언어 권력을 쥔 그들이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사람을 여혐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각오한 것보단 반응이 약했다”며 “(페미니스트들이) 처음엔 나를 애써 무시하려고 했고, 책을 거의 읽지 않아서 제대로 반박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입버릇처럼 “모르면 공부해”란 말만


페미니스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잘 모르면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와라”라는 말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페미니즘 비판글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글에 반박을 하고 싶어도 논리적으로 막히거나 딱히 쓸 말이 없을 때 주로 쓰인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이를 가리켜 페미스플레인(페미니스트에 설명을 뜻하는 ‘익스플레인’을 합한 단어)이란 신조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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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페미스플레인은 온라인 공간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대학생 권모(24)씨는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만난 한 친구와 술자리에서 ‘홍익대 누드모델 몰래카메라 사건’이나 워마드의 ‘성체 훼손’ 같은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넌 아무 것도 모르는구나’, ‘공부 좀 해라’란 말을 들었다”며 “범죄자는 처벌을 받아야 된다는 게 페미니즘과 무슨 관계인지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여혐 낙인과 페미스플레인 모두 ‘페미니즘은 항상 옳다’는 독선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페미스플레인의 경우 한 때 워마드에서 유행처럼 올라온 ‘학력인증’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학벌에 대한 자신감으로 반대론자들을 찍어누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이와 관련해 “자신감이라기보단 열등감이 발현된 결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333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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