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지지로 풀이되는 음양오행의 기원을 전설을 더듬듯 유추해 보면, 시선은 중국천하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이어진다. 그 이름은 삼황(三皇-伏羲,神農,黃帝)과 오제(五帝-소호(少昊),전욱(顓頊),제곡(帝嚳),요(堯),순(舜))이다.
음양오행을 중국 철학의 뿌리라고 말한다면, 삼황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음양오행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주역의 선천괘상을 최초의 대왕 복희씨가 만들어 냈다는 일반적 인식은 이미 그만큼 깊은 역학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고대 중국의 전설적인 왕 복희씨는 백성들에게 그물을 만들어서 고기 잡는 방법과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그가 조물주로, 혹은 한국에서의 단군(檀君)과도 같은 최초의 왕으로 여겨진다. 그로부터 ‘복희(伏羲)팔괘(八卦)’가 전해진다. 이것은 주역(周易)의 두가지 형태 중에서 그 원류에 해당하는 선천역(先天易) 또는 복희역(伏羲易)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주역의 원형을 만들어 놓았다는 이야기다.
복희역은 주역에서 시조격으로 존중되며, 문왕 시대에 와서 현재 사용하는 후천도로 이어져 주역의 기본형인 선천역과 후천역을 드러낸다.
先天 八卦圖 (伏羲)
1. 복희역(伏羲易) - 건괘(乾卦)가 上이 되고, 곤괘(坤卦)는 下가 되어서 좌우에 나머지 괘들을 거느리고 배포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천지자연의 원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고 본다. 다른 말로 한다면 우주의 체(體)가 된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야말로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아래에 있는 형상을 설명하고 있다고 본다.
後天 팔괘도 (文王)
2. 문왕역(文王易) - 감괘(坎卦)가 上이 되고, 리괘(離卦)는 下가 되어서 이제는 천지(天地)를 바탕으로 삼아서 변화가 무쌍하게 발생한다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본다. 그 변화는 바로 대립 속에서 발전하는 현재의 상황을 나타내는데, 원래 물과 불은 서로 어우러질 수가 없는 형상이다. 이러한 것으로 세상이 이뤄졌다는 것을 표시함으로써 탈도 많고 시비도 많은 세상이라는 암시도 포함한다고 본다. 현재의 주역은 바로 이러한 형상을 담고 있다.
다음 왕 신농씨는 농사를 짓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쳤다고 《맹자(孟子)》에 전한다는데, 신농씨의 가장 빛나는 유업은 한의학(漢醫學)의 시조라는 점이다. 농사를 가르치고 환자가 발생하면 약이 되는 풀을 먹여서 치료했다고 하는데, 한의학은 이론적으로는 역학에 바탕을 두고 신농씨의 실험정신에 의해서 개발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어 황제(黃帝)가 등장하는데, 기원전 3세기 경부터 이름이 전해진다고 하는만큼 역사적 인물로 설정된다. 한의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책 중 ‘황제내경(黃帝內經)’이이 때 저술된 것이라고 보이는데, 황제라고 하는 이름이 나오고 상대방으로 기백(岐伯)이라고 하는 의성(醫聖)이 등장한다.
황제는 옷과 집을 짓는 방법을 가르쳤고, 의술을 더욱 발달시켰다는 점이 업적으로 기록되어, 문화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한 왕이라고도 하며, 도가(道家)에서조차 노자(老子) 이전에 있었던 시조로 여긴다고 한다. 역학과 관련하여 중요한 이야기를 주목해 볼 수 있는데, 바로 치우(蚩尤)라고 하는 싸움꾼의 난을 정벌하였다고 전해지는 이야기다.
삼황(三皇)의 흐름이 처음 수렵시대에서 농경으로 전개되고 이어서 전쟁을 하게 되는 과정이 연결되는데, 치우와의 전쟁에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의 10전사들이 등장한다. 십간(十干)의 등장이다. 甲장군의 공격력과, 庚장군의 수비력, 壬장군의 지모와 丙장군의 용맹력.. 이 전사들이 황제를 도와 치우를 섬멸하고 태평천하를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복희가 만든 선천팔괘에 더하여, 황제의 십간이 등장함으로써 역학의 세계가 대단한 발전을 이루게 되는데, 10간(전사들)의 특성이 황제가 연구하던 의학에 접목되어 인체에서도 같은 원리가 그대로 존재한다는 점을 알게 되고, 의학이 비로소 의학다워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늘이 내려준 전사들을 연구했다고 하는 것이 곧 십천간(十天干)의 처음이라고 알려진 것이다.
전설같은 이야기는 계속된다. 황제는 신통력을 발휘해서 땅의 기운을 이용해서 열 두명의 여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들의 이름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이다. 열두명의 여자들은 전사들에게 차례로 짝을 이루어 전사들간의 싸움을 조절하였는데, 이렇게 하여 10천간과 12지지가 만들어졌다는 설명이 되는 것이다. 결국 60 쌍의 짝이 탄생하는데, 공망(空亡)을 포함하는 60갑자의 기원을 드러내는 것이다.
<추가 참고자료>
1. 先天數의 원리와 십간의 원형(原形)
(1) 一은 天地의 출발점이다.
(2) 二는 열(熱)이 발생한다고 본다.
(3) 三은 조절(調節)하려고 발생되는 기운(氣運)이다.
(4) 四는 三을 견제하는 브레이크이다.
(5) 五는 일차적(一次的)인 통일을 의미한다.
(6) 六은 비로소 물방울이 발생한다.
(7) 七은 빛이 생겼다고 본다.
(8) 八은 생명체가 발생한다고 본다.
(9) 九는 결실이며 성장억제로 작용한다.
(10) 十은 토양이 생성된다고 본다.
2. 後天數의 원리와 十干의 작용(作用)
(1) 甲은 삶의 시작이다.
(2) 乙은 목이 굳어진 것이다.
(3) 丙은 폭발력이 강한 성분이다.
(4) 丁은 구체화된 열기(熱氣)라고 본다.
(5) 戊는 무성하다는 의미가 있다.
(6) 己는 비로소 성장을 마친다.
(7) 庚은 초벌수확기라고 본다.
(8) 辛은 수확의 갈무리라고 보자.
(9) 壬은 정신적인 승화(昇華)가 될것이다.
(10) 癸는 마무리에 해당한다.
출처 : 명리역학 - duckjiny.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