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배치(配置)
1). 집은 큰데 식구가 적으면 차차 가난해 진다.
넓은 집에 적은 식구가 살면 양기(陽氣)가 부족하고 발전성이 없어서 차차로 쇠(衰)하
여
가난해 지며, 현재의 가족에다 미래의 가족까지 감안하여 집의 넓이와 방의 배치(配置)
를 구상한다.
한 가구가 살 적당한 넓이를 구하는 방법은 먼저 가족의 나이를 합산한 것을 평방미터
로 보고
이것을 3.3으로 나누어 평수를 구하는 방법을 쓰거나,
가족 일인당 6평으로 환산하여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두 가지 방법으로 계산한 면
적에는 현관,
부엌, 방, 거실, 화장실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2). 집은 남향이 좋다.
『한정우기』는 청(淸)나라 때의 책으로 집은 남향(南向)판이 좋다고 하였다.
전저후고(前低後高)의 집터와 함께 변함없는 건축(建築) 상의 원칙이다.『주역』은
남(南)쪽에 있는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잘 자라니, 가장 양기(陽氣)가 성한 방위라
했다. ‘임금은 남면(南面)한다.’는 말이 있듯이 남향은 방위 중에 가장 으뜸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에는 동남풍(東南風), 겨울에는 북서풍(北西風)이 부는데, 남향집을
지으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바람이 막혀 아늑한 집이 된다.
서울은 임좌병향(壬坐丙向)이 가장 유리 하다.
3). 곤(坤), 간방(艮方)으로 들쭉날쭉 함이 없는 집이 길(吉)하다.
대개 집은 건(乾), 손방(巽方)으로 조금 내민 듯한 형세가 좋고, 북동(北東), 남서방(南
西方)으로
내민 곳은 흉(凶)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팔방(八方)이 들쭉날쭉 하지 않은 채 곧바른
것을
최상(最上)으로 친다.
곤(坤), 간방(艮方)은 이귀문(裏鬼門), 귀문방(鬼門方)에 해당하므로 그 방위로 집이 강
조됨을
금기(禁忌)시 한다.
4). 집 중앙(中央)에 사용하지 않는 방이 있으면 주인의 권위가 쇠(衰)하고, 주인의 방
은 집의 중심에
있어야 길(吉)하다.
집은 이용도가 높은 공간을 중심에 배치하고 주위에 다른 필요한 공간을 배치해야 살기
가 좋다.
중앙은 한 집안의 단란과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삼는다.
집 중앙에 주인의 방을 두라는 것은 주인이 안주(安住)할 장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알뜰하고
안정된 가정이 꾸며진다는 말이다.
가정에서 주인은 소외되어서는 안 되며, 또 가족의 일원이라는 식으로 가벼이 대접해서
도 안 된다.
5). 현관을 대문(大門)과 일직선상에 배치하면 흉(凶)하다.
현관이 대문과 일직선상으로 마주보고 있으면 바깥에서 현관이 환하게 들여다보여서
좋지 않으므로,
왼편이나 오른편으로 옮겨서 안을 엿볼 수 없게 해야 한다.
6). 침실이 대문(大門)과 일직선상에 있으면 흉(凶)하다.
주택은 기능면에서 취침 공간, 생활공간, 가사 공간 및 이에 수반되는 공간으로 나뉜
다.
즉 먹고, 생활하고, 자는 것이 주택의 세 가지 기본요소인데, 자는 곳이 가장 중요하다.
현대는 소음, 공해, 조명 등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으므로 침실은 앞면 보다는 안
쪽이,
현관 앞 보다는 앞이 막혀서 돌아가게 된 곳이 이러한 방해 요소를 줄인다.
7). 침실에는 옷장, 농, 궤 등을 두지 않는다.
옷장이나 반닫이 장롱, 궤 등은 모두 옷이나 물건을 간수해 두는 가구로 가상에서는 침
실에 이런
가구를 늘어놓으면, 생기의 흐름을 방해 하고 나쁜 기운을 계속 간직하고 있으므로 좋
지 않다고 한다.
8). 욕실을 간(艮), 곤방(坤方)에 두면 나쁘다.
북동(北東)은 귀문(鬼門), 남서(南西)쪽은 이귀문방(裏鬼門方)에 해당하여 물이나 부정
한
것을 꺼리는데 따라서 더러움을 씻는 욕실을 이곳에 두는 것을 피한다. 겨울에 부는
북동풍(北東風)과 여름에 부는 남서풍(南西風)의 영향으로 겨울에는 욕실이 춥고 습기
가 차며
여름에는 뜨거운 오후 햇살과 바람이 습하여 후덥지근하다
9). 화장실이 대문을 향하면 항상 부스럼 병(病)을 앓는다.
화장실이 대문과 마주보이는 위치에 있으면 들어오는 생기(生氣)에 불결한 기운이 섞
여
그 집 식구들에게 언제나 종기, 부스럼 따위가 떠나지 않는다.
또한 화장실이 대문 정면에 버티고 있으면 손님이나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불쾌한 인상
을 심어준다.
10). 계단은 중앙에 설치하는 것을 꺼린다.
계단을 중앙에 만들면 집을 한 가운데에서 둘로 갈라놓아 집의 단일성이 깨지고 식구들
간에
반목(反目)하고 행복에 금이 간다.
D. 구조(構造)
1). 집의 처마나 차양을 뚫고 수목(樹木)이 서 있거나, 기대 있으면 흉(凶)하다.
집에 구멍을 뚫거나 균형을 무너뜨리거나 이가 빠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난다고
해서
아주 꺼리는데,『산림경제』에서는 “큰 나무가 처마에 닿거나 대문(大門)에 기댐을 꺼
린다.”라고 했다.
집 곁에 큰 나무가 있으면 벼락이 떨어지거나 태풍에 밀려 나무 가지가 부러지거나 혹
은 넘어질
위험이 있고, 바람에 나무의 흔들림이나 진동에 의해 집이 상하며, 낙엽이 지붕에 쌓여
물받이나
홈통이 막혀서 지붕이 썩는다.
2). 통행길 위에 2층 혹은 곳집을 드린 구조는 크게 흉(凶)하다.
길 위로 2층집을 올리면 겨울에는 더 춥고 길의 소음이 시끄러우며, 또 행인과 차로인
해 갖가지
위험이 따라 살기에도 불편하다. 2층 집 아래 부분을 통로처럼 지나다니게 설계한 집은
방 밑으로
바람이 통해서 보온이 어렵다. 여름 한철 지내는 별장이나 방갈로에나 적합한 양식이
다.
3). 기둥을 이어댄 것은 크게 흉(凶)하다.
상기둥은 집의 중심으로 중요한 나무이며 따라서 이어대거나 구멍 난 곳을 나무로 메워
쓰는 것은
크게 흉(凶)하다. 목조 가옥의 기둥은 튼튼해야 한다.
4). 기둥을 세우고 도리를 올리는 일은 길일(吉日)을 택하여 하루 만에 끝내는 것이 좋
다.
입주(立柱), 상량(上樑)이 한 날에 안 될 때는 먼저 기둥을 제일로 쳐서 대길일(大吉日)
을 잡고
상량(上樑)은 다음 길일(吉日)을 잡아도 된다. 사람들이 상량(上樑)을 제일로 치고 입
주(立柱)를
소홀히 함은 잘못이다.
입주(立柱)와 상량(上樑)은 가장 좋은날을 받아 한 날에 같이 하는 것이 좋고,
만일 한 날에 할 수 없다면 입주(立柱)를 가장 좋은 날에,
상량(上樑)은 다음 좋은 날에 해야 한다.
5). 마루가 높은 집이 길한데 45Cm가 좋다.
마루가 낮으면 땅의 습한 기운을 받아 병(病)을 유발할 수 있고, 재해(災害)를 당하므
로 마루는
높아야 좋다. 목조(木造) 건축으로 마루 밑이 통풍(通風)이 안 되면 습기를 받아 썩거
나 흰개미의
해(害)를 입어서 내구성(耐久性)이 없다. 또 건강에도 좋지 않다.
목수들은 큰 저택에는 석자, 중류 주택에는 두자 다섯 치, 보통 주택은 한자 일곱 치가
적당하다고
하나 최소한 한자 다섯 치는 띄우라고 한다.
6). 흙에 찰기가 없어서 부스러지고 무너져 내리는 땅이나 초목이 안 나는 땅은 흉(凶)
하다.
흙이 재와 같아서 언제나 먼지가 이는 땅은 상인(商人)이 부유하지 못하고, 자갈뿐이어
서 흙이
보이지 않거나 맑은 날에도 윤습(潤濕)함을 모르고 비가 온 뒤에 더디 마르는 땅은 모
두 흉(凶)하다.
7). 나무가 무성하던 땅에 집터를 닦을 때 그루터기를 남기지 않는다.
땅속에 그루터기를 남겨두면 비록 길상(吉相)의 집을 짓는다고 해도 그 집에 사는 사람
의 운(運)이
더디 트이고 고생스런 일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땅속에 나무뿌리 같은 유기물이 남아
있으면
발효를 하고 썩으며 그 자리에 구멍이 뚫리고 땅이 꺼져서 함몰 현상이 일어나고,
목조 건물의 가장 무서운 적인 흰개미 같은 해충의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정지 작업은 나무의 그루터기를 파내는 것뿐만 아니라 자갈도 고르고, 돌도 치우고, 표
토의 토질이
나쁘면 성토 혹은 객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