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통건축의 문제점
한국의 건축물은 독특한 형태를 이루고 있어서 전통문화의 고유성이라는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옥의 경우 그 모양은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고 그 나름대로 자연과 어울리는 형태를 이루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
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그 곡선이 마치 여성의 버선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형태도 풍수적으로 볼 때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한옥의 평면은 대부분이 ㄱ자 또는 장방형을 이루고 있어서, 전면에서 보아 넓게
보이는 장점이 있으나 건물의 깊이는 부족한 것이 특징이다. 즉, ㄱ자 평면이나 장
방형 평면은 태양 빛이나 바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면적이 많은 것은 장점인데,
내부의 깊이가 좁기 때문에 기운이 모이는 공간이 부족하다. 풍수의 이론으로 보면
실내에서 생기가 모이기 위해서는 정사각형의 평면이 되어야 함에도 한옥은 장방형
으로 기운의 회전이 부족하다. 또한 좌우로 분산되는 힘은 많다. 그러므로 평면에서
부터 기운이 분산되는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운이 분산되는 형태
는 사람들이 분열하게 되고 붕당을 이루기 마련이다.
지붕의 형태에 있어서도 기와지붕은 중심부분이 낮게 쳐져 있고 용마루의 좌우측
끝은 높이 솟아 있어서 전체적으로 지붕의 기운이 좌우로 분열되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기운의 이러한 분열은 바로 사람들이 분열하고 붕당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서로 단결하고 힘을 합쳐서 대외에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에도 불구
하고 분열만 일삼아서 결과적으로 국가가 망하게 된 것도 역사를 통하여 알 수 있다.
기와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 즉 양반들은 붕당과 당파 싸움으로 국가를 망쳐놓았던
것이다.
기와지붕의 곡선이 휘어져 있는 형태는 마치 돛단배의 돛이 바람을 맞이하는 모습의
형태와도 유사하다. 또한 지붕의 면적이나 무게는 벽에 비해 상당히 큰 만큼 바람을
맞이하는 면적도 매우 크다. 즉 건물이 전면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하는 면
적이 큰데 비하여 내적으로 받쳐주는 힘은 부족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곧
사대주의로서 나타난다. 즉, 외부의 힘에 대하여 저항하는 힘은 약하고 외부의 힘에
쉽게 굴복 당하는 형태이다. 외국에 대항하여 독립국가를 이루려는 뜻보다는 외국에
아부하여 순간적으로나마 편하게 지내려는 사상이 바로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비하여 초가지붕은 중심부분은 높고 좌우는 낮아서 기운이 중앙에 모이는 형
태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초가집에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마음이 바르고 단결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조선조 시대에 초가집에 살던 사람들은 이웃을 사랑하고
서로 단결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가 외부로부터 침략을 받았
을 때 설사 관군의 지휘관은 도망가더라도, 초가집에 살던 사람들이 뭉쳐서 의병을
일으켜 외적을 물리친 사례들을 역사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6-4. 아파트의 흉가
도시의 인구 집중, 높은 지가(地價), 편리한 내부시설, 관리의 편이성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의 아파트에 대한
개념은 단순히 인간을 보호해 주는 공간으로서의 도구적 개념이 강하다. 서구의 공간
개념은 가치 추구를 물질적‧육체적인 측면에서만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간이
영혼을 갖고 있듯이 아파트도 혼을 갖고 있는 거대한 생명체이다. 집은 사람의 기를
만나 생명을 갖게 되고, 사람은 집의 기를 통해 생명을 얻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한번 살펴보자. 대부분의 아파트는 단위 세대의 내적인
기능을 향상하며,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채워 넣기 위한 이른바 ‘닭장식’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아파트 공간의 형태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자연과의 조화 측면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제한된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가능한 한 아파트를 높게 지어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것이 실용적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직선형 아파트 형태는 형태
적으로 아름답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변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한 동의 크기는 웬만한 산 하나의 크기와 맞먹는데, 아파트 형태를 풍수지리
적인 측면에서 산 형태에 따라 적용시켜보면 지금의 아파트가 매우 좋지 않은 형태
임을 알 수 있다.
아파트의 지붕형태는 전체적으로 수평선을 이루면서 중간 엘리베이터실이 돌출되어
중심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평슬래브 지붕 형태는 중심에 기운이 모이는
공간이 없고 좌우로 분리되는 형태이다. 또한 아파트는 좌우의 길이는 길고 폭은 좁은,
1:10 정도의 직선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런 병풍형 또한 중심부분에 기운이 모이는
공간이 부족한 형태이다. 이런 형태의 아파트 기운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중심을 향해 집결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하게 됨
으로써 개인주의와 배타적 성격이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웃간 교류가 잘 되지 않고,
의견일치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약한 인물이 나오고 사대주의가 발생한다.
즉 외부의 바람을 전면으로 맞지만 전면에 비해 깊이가 짧아서 외풍에 대항하는 힘이
약해져서 자연히 종속적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파트에는 놀이터, 쉼터 등 조경 공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적인
마당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원래의 마당은 집안에서 자연과 만나는 공간이다.
하늘과 바람과 땅을 만나는 공간이며, 이 공간에서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의 마당은 언제나 강한 바람이 분다. 병풍식 고층 아파트 사이에
있는 공지는 평탄한 지역보다 바람이 더 강하게 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마당은
언제나 비어있게 되고, 아파트 마당에서는 사색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아파트는 명당형으로 만들어야한다. 명당형은 정사각형 평면을 말한다. 정사각형의
평면에는 기운이 모이기 때문이다. 지붕 역시 생기가 모이고 산의 형태와 조화를
이루며 전통건축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어야한다.
6-5. 재료
건축물의 재료는 벽돌이나 나무, 돌, 흙 등 여러가지가 사용된다. 최근 들어서는 철
재류와 유리가 특히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재료들은 각각의 기를 갖고 있는
만큼 건축물의 재료는 건물의 전체적인 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풍수로 보아 좋은 재료는 사람에게 따뜻한 감을 주는 목재나 흙 등이 이상적이다.
물론 구조의 안전을 위하여 석재가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철재나 유리
등은 그 기운이 지나치게 차가운 만큼 바람직한 재료라고는 할 수 없다. 특히 최근에
나오는 조립식 건물들은 재료가 차가울 뿐 아니라 완전접합이 되지 않고 조립되어
있는 상태로서 건물에서 발생되는 소리가 좋지 않다.
건물은 여러 종류의 목재나 흙이나 또는 벽돌 등 여러가지 종류가 균형있게 섞인 것이
한가지 재료로 된 것보다는 이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