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의 건물은 흉지
피해야 할 사무실 위치… 매립지도 음기 많이 받아 안 좋아
농경사회를 구성한 동양인들은 유목이나 상업에 종사하면서 거주지를 자주 옮긴 유목민과 달리 대가족을 이루고 농사를 짓는, 주로 땅에 의지한 삶을 유지해 왔다. 산을 허물고 길을 닦는 토목공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사상을 지니게 된 것도 이에 연유한 바 크다. 풍수를 해친다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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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에 좋은 터를 찾는 양택풍수(陽宅風水)는 크게 두 학파로 나뉘는데, 학파에 따라 이론 전개가 다르다. 전통적인 풍수학에서는 만두(巒頭)와 이기(理氣)로 생기(生氣)의 소재를 설명한다. 현대 풍수학에서는 이를 자격(磁格)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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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란 산등성이의 봉우리를 가리키는 말로 산수의 형세를 보아 좋은 터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르면 산과 물이 둥그렇게 감싸안고 돌면서도 산이 밝고 경치가 뛰어나며, 물이 고여 있으면서도 맑아 투명한 곳을 기가 생동하는 좋은 땅으로 친다. 이런 곳은 기가 모이되 흩어지지 않고, 물이 흐르다 멈추는 산명수수(山明水秀)의 길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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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란 집이나 무덤의 좌향(坐向)과 오행팔괘(五行八卦)의 상생상극(相生相剋) 원리를 추산해 생기(生氣)의 소재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길함을 쫓고 흉함을 피하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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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풍수학파의 자격학설(磁格學說)은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나침반으로 보고 그 자력이 지구 표면에 종횡으로 퍼져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지구의 각 지점은 모두 자력선(磁力線)과 관계돼 있는데, 이에 따라 인간과 인간, 인간과 만물, 인간과 땅 사이에 자격(磁格)에 따른 조화와 충돌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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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론의 핵심은 거주자의 자격과 건물의 자격이 잘 배합되느냐가 관건이다. 이론의 구조상 가장 정교하고 첨단이긴 하지만 학문 수준의 원칙으로 정립되기에는 사전에 풀어야 할 난제가 너무 많다. 특히 한 개인의 타고난 명운을 추산하는 단계의 이론 정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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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택풍수를 판단할 경우 실외의 환경을 보지 않고 판단을 내릴 수 없다. 길지의 입지 요건을 지난 번에 다뤘으니 이번에는 가급적 피해야 할 흉지(凶地)의 예를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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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피해야 할 곳은 막다른 골목에 있는 건물이다. 풍수학에서는 도로를 수룡(水龍)으로 보는데, 길이 막혔다면 이는 기가 막힌 것으로 탁한 기가 쌓여 좋지 않다. 주거지로는 반드시 피해야 할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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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좋지 않은 곳이 매립지다. 지기(地氣)는 생토(生土)와 직결되는데, 썩은 흙으로 매립된 곳이 지기(地氣)와 조화될 리 만무하다. 협곡(峽谷)의 형상, 즉 빌딩과 빌딩 사이에 위축된 형세로 있는 건물 또한 마치 좁은 계곡에 지어진 집처럼 좋지 않게 본다. 이런 곳은 보통 기에 짓눌리거나 음기를 많이 받는 곳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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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대조적으로 규모가 비슷한 건물이 이웃하면 좌우에 의지할 건물로 보고 길상으로 여긴다. 또 나침반으로 방위를 쟀을 때 자침이 정지하지 않는 장소는 주의해야 한다. 자장에 문제가 있든, 다른 차원의 힘이 영향을 미치든 간에 힘의 방해가 있는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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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입주자의 내력 또한 중요하다. 사업이 위축돼 규모를 줄였거나 망한 경우라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홍콩 풍수에서 말하는 ‘역사의 에너지’는 이런 측면에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출처 : cafe.naver.com/pung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