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에 ‘스몰3’, 한편선 통합, 또 한편선 탈당…. 언론에 종사하는 이들 조차 뭐가 뭔지 가늠키 어려운 요지경속 세상, 정치판의 현실이다.
우리네 민초들이야 올바르게 찍으면 그만이겠지만, 그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얼마나 머리가 복잡할까. 나름대로의 신념도 있을 터이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을 터이다.
그러고 보면 짝짓기도 예사로운 짝짓기가 아니다. 이합집산(離合集散)이야 이 자유로운 세상에서 누가 뭐라 하겠냐만, 적어도 국민과 나라를 담보로 자신들의 이익을 창출하려해선 안 될 게다. 여론의 맥(脈)을 못 짚으면 하고자 했던 일들이 ‘물 건너’ 가는 수도 생길 터이니 말이다.
풍수에서의 용(龍)은 지기를 운반하고 갈무리하는 산이요, 맥은 용 속에 감춰진 산의 정기다. 용이 있어야만 맥이 있을 수 있고, 맥이 없는 용은 곧 죽은 용이 된다. 다시 말하면 힘찬 산에 강한 기운이 어려 있단 얘기가 되고, 명당(明堂)은 이런 산에서만 형성된다.
살아있는 용은 갈지(之)자 모양으로 좌우로 변화가 있거나, 오르막 내리막이 확연한 산이다. 이런 변화가 없는 용은 죽은 용이다. 돌아볼 필요도 없는 땅이다.
변화가 있다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이 변화를 감싸 안는 호위가 필요하다. 사신사(四神砂)가 필요하고, 지맥(支脈)도 필요조건이 된다. 지맥은 그 용에 붙어있는 산의 줄기다.
지맥도 그 용을 감싸 안는 듯한 모양새가 돼야 한다. 뒷짐 진 형태가 되면 잘해주고도 뺨 맞는 격이 된다. 불효자가 나거나 부하에게 배신당하기 쉬운 지세가 된다.
호위가 없는 산은 독불장군이다. 한 가계에 적용한다면 외동아들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선산이 이런 형태다. 5대를 외동으로 내려오다 선산 끝자락에 산소를 쓴 후 4형제가 출생했다.
그렇다고 가지가 너무 많아서도 안 된다. 이번엔 주종(主從)이 분명치 않게 된다. 형제간의 다툼이요, 남과도 불협화음에 결국 모두를 파멸로 이끈다. ‘과불급(過不及)이 개병(皆病)’, 딱 맞는 말이다.
들판에 우뚝 선 독산(獨山)은 겉으로 보기에 아주 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지도 없고, 물도 없다. 음양의 조화가 깨진 땅이다.
굳이 풍수를 들먹이지 않아도 좋다. 이런 산 주위엔 마을이 없다. 본능적으로 기피하는 땅인 것이다. 이런 곳은 명당의 안산(案山)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곳이다. 다만 이런 곳에도 계곡이 있고 좌우상하의 변화가 있으면 예외다. 이럴 땐 반대로 강한 힘이 실린 땅이 된다.
풍수고전에 ‘기 계수즉지(氣 界水則止)’ 란 말이 있다. ‘기는 물을 만나면 멈춘다’ 라는 뜻이다. 산이 물을 만나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그 산을 타고 온 정기도 머물 수밖에 없다. 이런 곳에 명당이 형성된 확률이 높다 .
‘산진처(山盡處)에 명당 있다’ 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전국의 ‘내노라’ 하는 가문의 종택이나 윗대 산소를 가보면 이 이론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물 건너편의 땅은 지맥(地脈)이 연결되지 않은, 이쪽과는 전혀 상관없는 땅이다. 그래서 ‘물 건너간’ 이다.
대선(大選)정국이다. 갈팡질팡이다. 그런데 염불보다 잿밥, 즉 ‘줄서기’ 로 보이는 것은 왜일까. 강한 ‘맥’ 을 찾아 뛰고 또 뛴다. 놓치면 물 건너간다. 그래서 앞으로만 간다. 어렵지만 한발만 물러서 보자. 흔치는 않지만 물속엔 더 단단한 석맥(石脈)도 있기 때문이다.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