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에서 배신과 다툼을 예고하는 땅은 주위의 산들이 돌아앉은 곳이다. 중심에 있는 땅을 보듬는 게 아니라 뒷덜미를 보이며 돌아서 간다는 의미다. 이러한 곳은 사신사(四神砂)가 기운을 갈무리해 주거나 북돋워주는 게 아니라 도리어 빼앗아간다.
안산(案山)으로 사회적 평판을 본다했다. 이 안산이 무정하게 등을 보이는 땅은 사회나 이웃으로부터 배신당한다. 쉬운 말로 인덕(人德)이 없다는 얘기다. 설사 돈을 모았다 하더라도 사기나 배신으로 인해 패가(敗家)한다.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써라’ 했는데, 써볼 기회도 없이 물거품이 된다.
또한 왼쪽 산이 도망가면 자손이 부모를 버리고, 오른 쪽 산이 배반하면 여자와 재물복이 날아간다. 청룡과 백호의 끝자락(물이 빠져나가는 지점)이 서로 등지고 있으면, 그 집안엔 등 돌리고 자는 부부가 많다는 의미가 된다. 더하여 이러한 곳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진다.
풍수고전 사격론(砂格論)에 역리사(逆理砂)란 게 있다. 등을 보이고 있는 봉우리다. 이러한 형태가 보이는 곳에선 작게는 불효자가 나고, 크게는 불충 · 반역자가 난다고 했다. 묘소나 주택의 앞이 볼록하게 솟아오른 지형에서도 행실 나쁜 자식이 난다.
산등성이에 쓴 묘소엔 그 앞으로 물이 모일 수 없다. 이 등성이가 길게 뻗었을 경우 물이 합치는 곳을 볼 수 없다는 얘기도 된다. 이것을 풍수에선 ‘양수양파(兩水兩破)’ 라 한다. 산의 양쪽으로 계곡이 있고, 물이 끝나는 지점이 두 개란 의미다. ‘양수양파에 골육상쟁(骨肉相爭)’ 이라 했다.
묘소나 집터 주위 어지럽게 널린 잡석들도 다툼을 부추긴다. 형태가 뾰족뾰족하면 설상가상이다. 보기 흉한 돌은 흉기와 다름없는 까닭이다. 어쨌든 삼각형은 ‘갈등의 대명사’ 다. 그러기에 집터든 묘소든 무조건 삼각형은 피하고 볼일이다.
며칠 전에도 유산 다툼으로 인한 형제간 참변이 신문에 난 적이 있다. 한 푼에 목메는 서민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내 굴지 재벌들의 형제간 다툼은 또 그 얼마나 빈번한가. 다만 그 규모에 있어 차이가 날 뿐이다.
같은 맥락은 아니지만 ‘줄기세포 공방’ 이 요즘 최대 이슈다. ‘황 신드롬’ 이라 불리었던…. 진위(眞僞)야 어쨌든 국민들 사이엔 ‘배신감’ 마저 느낀다 한다. 믿음과 기대가 컷 던 만큼 그 뒷맛도 한층 더 씁쓸하다.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