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통령선거일이 1년여 앞이다. 언론에선 출마가 예상되는 이들에 대한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세운다. 5년마다 되풀이되는 여론조사 기사, 하지만 열독율은 여전히 높다. 이런 날이면 ‘누가 어느 부문서 앞서나간다더라’ ‘인기는 있는데 추진력이 문제라더라’ 등 저녁 계모임에 때 이른 정치 토론장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맘때부터 풍수계도 발길이 바빠진다. 이들의 선영(先塋), 생가(生家)로의 답사(踏査)일정으로 말이다. 여하튼 풍수에선 특정인의 대중적 인기도는 안산(案山)으로 가늠한다. 사신사중 주작의 형세나 유․무정으로 주위 평판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풍수에서 주산(主山;현무)은 자기요, 자기를 키워낸 가문이요, 주체성이 된다. 임금이 되며, 주인, 아버지로 보기도 한다. 이는 개인이나 가문, 나아가 한 나라의 내부적인 기운을 길러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비되는 요소가 주작이다. 주작은 주택이나 묏자리 앞에 있는 언덕이나 산을 뜻한다. 멀리 있는 산이 조산(朝山)이고, 바로 앞의 언덕이 안산이다.
안(案)은 ‘책상’ 이란 의미다. 옛날엔 책상은 선비들만의 소유물이었다. 신분의 높고 낮음과 연관이 있다고 보는 이유가 된다. 안산은 또한 의식주 등 생필품을 관장한다. 역할도 조산보다 안산이 크다. 조산과는 달리 안산이 없으면 국(局)자체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본다.
안산은 사회적 평판이나 여론 등 외부적 기운을 관장한다. 손님이요, 신하요, 자식이 된다. 객체요, 보조란 얘기다. 따라서 이 안산은 주산을 향해 다소곳해야 길하다. 주산보다 높지 않아야 하며, 없어서도 안된다. 일반적으로 묘나 주택의 가슴쯤의 높이가 적당하다고 본다. 주산보다 한 계급 낮은 것이 이상적이란 얘기다.
낮다고 해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그 터를 보듬어야 한다. 이런 형태라야 주산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안산이 좋은 집터나 묏자리에선 사회적 신망과 도움을 받아서 돈도 모으고, 지위도 높아진다.
아무리 사람이 못나도 주위사람들의 염려로 굶지는 않을 거라는 결론도 나온다. 안산이 수려해야 주위의 평판도 좋다는 의미다.
반면 안산이 달아나면 우선 자식의 불효가 걱정된다. 회사의 직원이나 부하가 이유 없이 배신하거나 도망간다. 더욱이 주산보다 웅장하면 주인을 능멸하기 일쑤요, 주객전도(主客顚倒)도 무시 못한다. 대드는 자식에 한숨만 늘어난다.
또한 앞이 막히면 일의 정체도 심하다. 발전이 없고 넓었던 마음도 밴댕이 소갈머리가 된다. 항상 불안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이 줄어든다. 심하면 절손(絶孫)이다. 모든 일이 답답해진다.
안산이 지나치게 낮으면 항상 불만감으로 살아간다. 믿을만한 자식도, 부하도 없다. 군(君)이 있으면 신(臣)이 있어야 한다. 독불장군도 상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무정하게 돌아앉은 지세에선 불명예요, 파재(破財)요, 직장에서 누명쓰고 물러난다. 돈벌어 남 주고, 좋은 일하고 여론에 몰매 맞는 격이다. 한마디로 인덕(人德)이 없다.
여론몰이도 좋다. ‘꿩 잡는 게 매’ 란 말도 있지 않은가. 다만 그 목적이 권력만을 위한 것이 되어선 안된다. 국민에 봉사하려는 마음가짐, 그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마도 이게 차기 대권주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가장 큰 바람일게다. 하지만 한길 사람 속을 모르니….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