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있음. 멋진 전원주택지, 묘터로도 최상.’ 요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난에 종종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한밤중이든 대낮이든, 시도때도 없이 들어오는 ‘알림’ 이기도 하다.
이 문구에 솔깃했던 한 인사가 ‘꼬드김 ’에 빠져 답사해 봤단다. 실제 전원주택 건축을 생각하고 있던 차에‘잘됐구나’ 하면서 말이다. 동네와는 많이 떨어진 산 중턱, 확 트인 전망에 우선 마음까지 시원하더란다. 조심하는 마음에 주위를 살펴본 결과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고 하는데…. 경사지에 가시덤불, 잡석이 나뒹굴고, 듬성듬성 아름드리나무들이 베어진 흔적까지 있더란다.
풍수는 산과 물의 학문이라 했다. 우선 경사지는 물이 모이지 못한다. 물은 돈이라 했는데 돈이 샌다. 또한 치는 바람을 막을 길 없어 병 얻기에 딱 알맞다. 이래저래 돈하곤 인연이 없는 땅이다.
큰 나무가 베어진 흔적이 있다면, 뿌리도 그 만큼 넓게 퍼졌음을 뜻한다. 지기(地氣)가 손상되었을 확률도 높다. 잡석이 굴러다닌다면 구설에 싸움이다. 또한 경사지에 집을 지으려면 땅의 절개가 불가피하다. 맥(脈)이 끊길 위험이 있다. 맥이 끊긴 곳에선 사람까지 다친다. 석산개발에 동네가 쑥대밭이 됐다는 얘기도 들리는 판이다. 더욱이 잘린 틈새는 바람길이 된다. 바람길은 파재(破財), 살상(殺傷)의 길이다. 무조건 피하고 볼 일이다.
누누이 얘기하지만 골짜기에 위치한 땅은 피하기 1순위다. 바람살(煞)이다. 특히 서북쪽이 휑하니 뚫려 있다면 끊임없는 재앙이다. 주위 산 능선이 치고 들어와도 살이다. 물이 일직선으로 들어오는 것도 흉(凶)이다. 파산에 인명피해, 단명(短命)이다. 큰 강물은 물론이요, 도랑물도 예외가 없다.
집 뒤의 물도 나쁘긴 한 묶음이다. 뒤통수를 쉼없이 위협하는 격이라 항상 불안하다. 근심, 걱정이 떠날 날이 없다. 물은 모름지기 유유히 앞을 환포하며 흘러야 한다.
도로도 물로 본다. 따라서 도로아래 땅이나, 땅 뒤에 도로가 있는 곳도 나쁘긴 한 가지다. 수침(水浸)의 의미다. 물빠짐이 좋다는 말에 현혹돼서도 안된다. 이런 땅은 흙보다 모래가 많은 땅이다. 모래땅에선 생기(生氣)가 형성되지 못한다.
모래땅에 세워진 국회의사당으로 인해 국론이 분열된단 얘기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진흙땅이 좋은 것도 아니다. 이런 곳은 음습하다. 각종 질병이 위협적인 곳이다.
집터를 고를 때 유골이 나오면 어떻게 할까. 많은 돈을 들였으니 포기할 수도 없다. 옛 책에도 수없이 나오는 얘기다. 이럴 땐 유골을 정성스레 이장해 줘야 한다. 몇 푼의 돈이 아깝다고 그냥 지나친다면, 스스로 우환을 부르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터에선 정신질환자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기가 있는 땅에선 모든 생물이 잘 자란다. 나무나 잔디가 자라지 못하는 땅은 버려진 땅이다. 민둥산도 피하란 말이다.
이것저것 피하다 보면 살만한 곳이 없어진다. 좋은 땅을 찾으려니 골치도 아프다. 이럴 땐 마을 인근의 땅을 눈여겨보라. 마을은 사람이 살만한 땅으로 검증된 곳이다.
자연 속엔 멧돼지가 살아야 할 땅, 떡갈나무가 서 있어야 할 땅이 있다. 인간만이 이 자연의 주인은 아니다. 인간은 인간이 거주해야할 땅에 살아야 탈이 없다. 풍수란 자연에서 인간이 살아야 할 땅을 골라주는 학문이기도 하다.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