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7번 국도변에 ‘귀신 나오는 집’ 이 화제가 되고있다 한다.
내용인즉 80년에 건립된 이 집이 아직까지 평온을 찾지 못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보여 전망이 그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 집이 유명세를 탄 첫 번째 이유가 첫 주인을 비롯 식당, 술집 등 25년동안 들어오는 사람마다 망해서 나갔다는 사실이란다. 밤샘을 해보면 알 듯 모를 듯한 울음소리 등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온다는 소문이 두 번째 이유쯤 되겠다. 영덕에 가서 귀신 나오는 집을 찾으면 대부분 이 집을 가르쳐 줄 정도라 하니 알만하지 않은가.
어쨌든 주민들은 흉가(凶家)로 분류, 지나치기조차 조심스럽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종교의 힘으로 이 집의 기를 꺾고자 하였으나, 사찰의 사람마저 떠나 주민들은 ‘흉가의 위력’ 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다는데….
이 곳은 지난날 한국전쟁 중 장사상륙작전 때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꽃다운 학도병들의 영혼이 잠든 곳이라 한다. 7월 20일자 매일신문에 실린 기사 한 토막이다.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집터로 꺼리는 곳이 있다. 풍수서적에서 뿐 아니라 조선후기 실학자들의 저서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것들이다. 먼저 신전불후(神前佛後)다. 사람들이 모여서 신을 추종하거나 기도하는 곳, 즉 신전의 앞뒤는 무조건 피한다.
예컨대 사찰이나 성황당, 무당이 촛불을 켜는 장소 등이다. 이러한 곳은 왕성한 기운이 머물고, 신령의 음기(陰氣)가 사람을 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과거에 전쟁터였거나 감옥, 묘가 있었던 곳도 피해야 한다. 유골(遺骨)이 묻혀 있을 수도 있어 꿈자리가 뒤숭숭해진다. 무엇보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한 늪지나 쓰레기 매립지도 집터론 불가하다. 이런 곳은 땅이 죽어 있어 생기(生氣)가 응축되지 않는다.
전망이 좋다는 얘기는 산등성이에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산등성이는 산의 등뼈가 된다. 따라서 산의 뒷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곳은 바람을 바로 받기 때문에 약한 바람도 살풍(殺風)이 된다.
풍수에서 기(氣)가 센 땅은 일반적으로 바위가 많은 땅을 꼽는다. 집터 주위에 암벽이 있는 것을 꺼린다는 얘기다.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기가 보통의 사람에겐 살기(殺氣)로 작용한다. 이러한 살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병을 앓거나 흉포해 진다. 심하면 정신이상이 오기도 한다. 아주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인식했을 땐 이미 늦을 수도 있다. 보통 사람은 잠깐씩 쉬는 것은 괜찮지만 오래 거주 할 곳은 못된다. ‘기도처’ 정도로 알맞다는 뜻이다.
이러한 곳엔 기가 센 집이 들어가면 가능하다. 즉 사찰이나 교도소, 도살장 등이다. 일반 가정집은 절대 불가하다. 또한 암벽은 일종의 권력(權力)을 상징한다. 권력 가진 자들의 조상묘소를 답산(踏山)해 보면 특출한 바위가 있는 곳이 많다.
옛글에 이런 말이 있다. ‘집터를 정하는 요점은 주위의 자연이 집을 보듬어 기상이 밝고 깊으며, 형세가 넓고 부드러우며, 토양이 비옥하여 샘물은 달고 바위는 청수한 것이 최상의 땅이다.’ 풍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온라인으로 옮겨진 기사 말미 댓글에 이런 글이 실렸다. ‘순결한 학도병의 원혼이 묻힌 곳이라면 그들은 한 송이 들꽃이 되어 오가는 이들을 맞으리라.’ 한국전쟁이 남긴 한 맺힌 울부짖음이 어찌 이곳 한 곳 뿐이겠나. 그 분들의 명복을 빈다.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