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자연의 일부다. 집의 좌향(坐向)이나 구조도 자연에 순응해야 복(福)이 된다. 주위의 산세가 낮다면 고층은 피해야 하며, 산의 형태가 둥글다면 뾰족한 형태의 지붕은 화(禍)를 부른다. 주위의 지세(地勢)를 우선으로 해야한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가상(家相)이다. 지세에 따라 집을 배치하는 작업이다.
전문가이든 취미로 하든 풍수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거치는 답산(踏山)코스가 있다. 전북 고창에 있는 인촌 김성수 선생 생가다. 이 집은 전형적인 북향에 북향대문이다.
북향에 북쪽대문을 갖춘 집을 연년댁(延年宅)이라 한다. 동사택(東舍宅)이다. 오행으로 남은 불이요, 둘째딸을 의미한다. 북(北)은 물이요, 둘째아들이다. 풍수고전에 ‘수화기제 대길부(水火旣濟 大吉富’라 했다. ‘기제‘는 ‘이루어지다, 성취하다’라는 의미다. 모든 것이 흐뭇하고 만족한 상태란 뜻이다. 음과 양이 조화되어 있다.
둘째아들과 둘째딸의 만남이니, 부부정배합(夫婦正配合)이다. 올바른 부부가 만났으니 가정이 화목하다. 가정이 화목하니 부귀가 저절로 이루어진다. 부엌이 동쪽에 위치한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가면 물이 불을 극(剋)하여 여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장과 관련된 질병을 조심할 일이다.
남향에 동쪽대문의 집을 천을댁(天乙宅)이라 한다. 북쪽은 물이요, 동쪽은 나무다. 물과 나무의 상생(相生)관계다. 차남이 장남에 힘을 실어주는 격이다. 장자손에 복이 크다고 본다. 부귀겸전의 가상이다. 오상(五常)으로 동은 인(仁)이다. 남녀 모두 착한 일을 많이 하며, 어질고 의로운 일을 많이 한다. 하지만 순양(純陽)이다. 여자에 다소 불리한 일이 있을 수 있다.
서향에 남쪽대문 구조를 생기댁(生氣宅)이라 한다. 풍수고전에 ‘화뢰발복 부녀량(火雷發福 婦女良’이라 했다. 발복이 크고, 특히 부녀자들이 선량하다고 한다. 동은 나무요 장남이고, 남은 불이며 차녀다. 음과 양의 배합이 적절하고, 오행으로 목생화(木生火)다. 나무랄 데가 없는 배치다. 건강과 재산이 날로 늘며, 특히 아내의 내조(內助)가 크다고 본다.
서북향에 동남향 대문은 복위댁(伏位宅)이다. 집이 앉은 방위와 대문이 같은 쪽이다. 동남쪽은 나무요, 장녀를 뜻한다. 모두가 음(陰)이다. 이런 배치는 여자가 집안을 일으키고 주관한다고 본다. 남자에게 다소 불리한 가상이다. 일반적으로 복위댁은 좋은 배치가 된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안방이나 부엌의 배치가 좋으면 좋은 일이 증폭되나, 나쁘게 배치되면(예컨대 동서사택 혼합) 흉한 일도 가중된다고 본다.
가상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집의 좌향과 대문, 안방, 부엌이 같은 사택(舍宅)에 속해야 한다는 거다. 여기에 화장실이나 쓰지 않는 빈방 등이 끼어 들면 흉이 닥친다. 쓸데없이 큰 평수의 집은 빈 공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빈방은 기(氣)를 앗아간다. 동사택은 북․동․동남․남쪽 방위요, 서사택은 동북․서북․서․서남 방위다.
요즘 전원주택지 광고를 보라. 대부분 남향이다. 실제 현지에 가보면 ‘엉뚱한 남향’이 많다. 예컨대 산 중턱의 급사면에다 산의 뒷덜미, 어떤 곳은 아예 축대를 쌓아 만든 ‘어거지형 남향’도 있다. 이런 남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복은커녕 흉함이 먼저 닥친다. 심신의 안정보다 건강과 손재(損財)의 위협이 더 무서운 곳이다.
출처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