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절기가 지난지가 엊그게 같은데 벌써 소설절기가 내일 모래입니다. 24절기의 스무 번째고 음력으로는 시월 중순정도가 되고 양력으로는 대개 십일월 22일이나 23일이 됩니다.
입동과 대설 사이에 소설은 차츰 겨울의 징후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살얼음이 잡히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네 인간사의 심상도 점차 외로운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나 봅니다.
亥月에는 스산한 바람이 위로 오르기도 음산한 기운이 아래로 내리기도 하니 하늘에는 무지개를 볼 수 없고, 땅에는 퇴색되고 색바랜 낙엽만이 바람에 날리고 쌓이는 것을 봅니다.
들녁이나 집 담장에는 가을에 수확하다 남은 감나무 열매가 추운 겨울에 까치밥 이라도 하라고 몇몇개가 남아 있으니 이것이 십간으로 표현하면 乙木인것도 같고, 辛金인것도 같습니다.
亥月에 乙木은 집 단장 옆에 심어 놓은 감나무 열매에 씨앗이라면 辛金은 추수를 하다가 텃새들 간식거리로 남겨 두었으니 넉넉함이 배여있는 시골아낙의 인심과 미소인듯도 합니다.
가을이 되어 거두는 것이 庚辛金인데 庚金은 날잡아 한꺼번에 자루에 담거나 집앞에 들마루에 널거나 하고, 辛金은 추수하다 남은 벼이삭과 같고 높은 가지 끝에 달린 과실과 같습니다.
겨울이 되어 저장하는 것이 壬癸水인데 壬水는 크고 작고 못나고 잘생긴것 구분하여 홍시로 먹기도 하고, 솔잎으로 포개어 저장하기도 하고 癸水로 꽂감을 만들어 봄여름에 먹기도 합니다.
乙木은 감나무이기도 하고, 감나무의 열매이기도 하고, 감나무의 씨앗이기도 합니다. 辛金은 남겨진 열매이기도 하고, 잎새를 다 떨구어 버린 나무가지이기도 하고, 감나무이기도 합니다.
亥月에는 乙木이 부목하여 강물따라 떠다니다 己土가 있으면 바닷물 따라 태평양도 건너기도 대서양을 떠다니기도 하니 살다가 戊土를 만나 양코배기도 만나고 인디언도 만나기도 합니다.
亥月 乙木이 바닷물에 절여지면 젓갈이 되기도 하고, 강물에 담가두면 야물고 단단해져, 필요한 용도로 모양을 만들기도 눈을 현혹하기도 하고 야들야들 바람에 흩날리는 깃발이기도 합니다.
亥月 己土가 바닷가에 부유물처럼 떠있으니 돚단배같기도 하고 한 척에 배같기도 하니, 乙木이 己土를 剋하면 바람을 타는 돚과 같고 방향을 조절하는 운전자와 같으니 저짜게 떠나가는 배와 같습니다.
亥月에 丙火가 내려 앉으면 호수에 해가 빠진 것인지, 바닷물에 달이 빠졌는지, 서쪽 하늘에 붉게 물든 저녁 노을이 질 때 쯤이면 바닷가에 드리운 일몰이 장관을 이루는 풍광이 아름답기도 합니다.
출처 : 소설절기를 맞이하며 - blog.daum.net/024614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