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도 어느 곳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그 집안의 운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전 우리 선조들은 아궁이 설치도 좋은 날을 받았다. 부뚜막 만드는 법이나 그 형태까지 글로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하물며 부엌의 설치 방위는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부엌의 위치로 금기시하는 첫 번째가 귀문방(鬼門方), 즉 귀신이 드나든다는 북동쪽과 남서쪽이다. 현대적으로 풀이해 봐도 그 결과는 같다. 공기 순환 불량으로 인한 산소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북동쪽은 집안의 어느 곳보다 산소가 부족한 방위다. 겨울철이면 대부분 창문은 닫아둔다. 정체된 공기에 부엌의 열기가 가해져 부족한 산소가 더 희박해진다. 따라서 이 북동쪽은 부엌의 위치로 적당한 곳이 아니다. 남서쪽은 햇빛이 잘 드는 곳이다. 따라서 온도도 높다. 부엌의 열기가 온도를 더 높인다. 높은 온도와 산소의 결핍은 음식의 부패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
서쪽도 적당한 곳이 못된다. 서쪽은 여름날 오후 강한 햇빛이 무서운 곳이다. 음식이 쉬 상하고, 조리자도 따가운 햇살에 짜증이 난다. 부득이한 경우라면 블라인드로 차양해야겠다. 예부터 음식 장만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고 했다.
여름철엔 남풍이 분다. 남쪽 부엌의 열기나 냄새는 집안 분위기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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