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안이 오르기만 하는 집 값 때문에 소용돌이친다. 정책입안자들이 줄줄이 입방아에 오르더니 급기야 도중하차까지 하는 판이다. 한달 집 값 상승률이 16년 7개월만에 최고라는 기사도 보인다. 그 중에서도 수도권 지역이,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가장 많이 올랐다 한다. 일부 지역은 15%까지 뛴 곳도 있다하니, 과연 저 위쪽 동네는 특별한 동네인 것은 틀림없는 모양이다. 오죽하면 ‘서울 집 값 잡는 정책에 지방 경기 죽는다’라는 말까지 나올까.
좁혀서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제만도 아니다. 한 지역에서도 한 쪽은 없어서 못 팔고, 한쪽은 지어도 분양되지 않아 골치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십년 전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 구(區) 잘 선택했더라면 지금쯤 어깨 펴고 살 수 있을 텐데…’라는 한숨어린 푸념도 나오는 판이니 말해 무엇하리.
그건 그렇고, 아파트도 잘 골라야 건강에도 좋고 돈도 따른다. 아파트 입지라고 특별한 것은 아니다. 양택(陽宅)의 입지 조건을 따르면 된다는 얘기다.
먼저 배산임수(背山臨水)다. 산을 등지고 있는 단지가 좋다는 거다. 그것도 산줄기가 이어져 내려온 끝 지점에 있는 동(棟)이 좋은 곳이다. 이런 곳이 지기(地氣)를 받는 곳이다. 뒤가 산이라도 골짜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골짜기는 물길인 동시에 바람길이기도 하다. 정화되지 않은 살풍(殺風)이 밤낮으로 오르내린다. 재물은 고사하고 건강마저 위협받는다.
앞은 평탄해야 한다. 경사지면 물이 곧장 빠진다. 물은 풍수에서 돈이라 했다. 돈이 모일 새가 없다. 고지대에 있는 아파트도 가급적이면 피하는 게 좋다. 바람이 세다. 기는 바람을 타면 흩어진다. 강풍엔 버텨낼 재간이 없다. 물은 급하게 빠져나가고 바람도 세차게 부는 곳이니 안정은 공염불이 된다. 예전 ‘달동네’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다.
산의 뒷면에 조성된 아파트단지도 많다. 뒷면은 기를 앗아가는 곳이다. 가급적이면 앞면에 조성된 단지를 골라야 한다. 땅이 모자라다 보니 산을 깎아 단지를 조성한 곳도 있다. 이런 곳도 지기가 교란된 곳이다. 또한 기가 흘러가는 곳이지 뭉쳐있는 곳이 아니다. 가능하다면 피하고 볼일이다. 쓰레기매립지는 썩은 물이 땅 밑까지 스며들어 이미 죽은 땅이다.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던 곳, 병원으로 쓰였던 땅도 좋은 택지가 못된다. 이런 곳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지기가 정화된 뒤라야 거주지로 가능하다.
조망권을 따져 요즘엔 강변아파트가 인기다. 그러나 같은 강변아파트도 풍수를 적용하면 더 이상 같은 아파트, 같은 동이 아니다.
우선 물을 배척해선 안된다. 흘러오는 물을 보는 동이 좋다는 뜻이다. 그래야 생기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돈이 들어온다는 얘기다. 흘러나가는 물을 보고있다면 돈이 새나가는 상이 된다. 더욱이 물을 뒤로한 배치는 배수지진(背水之陣)의 형상이다. 안락한 보금자리에 결사항전은 너무 살벌하지 않은가.
무조건 물을 바라본다고 좋은 곳은 아니다. 물이 그 터를 감싸고 있는 단지가 좋은 곳이다. 예컨대, S자 형으로 물이 흐른다면 볼록한 부분의 안쪽이 유리하단 얘기다. 환포(環抱)다. 물과 집과의 관계를 따졌을 때 최상의 땅이다. 반대로 바깥쪽은 반궁수(反弓水)라 해서 살(殺)이 된다. 돈이 들어오기는 고사하고 파재(破財)요, 건강도 장담 못한다.
투기는 망국병(亡國病)이라 했다. 서민들 집 걱정을 덜어줄 적절한 대책이 아쉽다.
출처 :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