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청와대 터는 ‘신선이 노니는 땅’이라 한다. 주산인 북악의 바위살(殺)이 정화되기전의 땅, 사람이 살기에 부적당한 곳이란 얘기다. 더하여 백호인 인왕산도 바위산이다. 두 개의 강기(剛氣)가 부딪쳐 기운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북악의 형태로 인해 독불장군식 통치자들이 배출된다는 얘기도 있다. 최고란 표시로 우린 엄지를 치켜세운다. 북악의 형태가 엄지처럼 생겼다는 얘기가 된다. 그것도 약간 삐딱하게 휘어져 있다. 산이 저 혼자 잘났다고 뻐기는 꼴이다. 이런 주산은 사람을 편안하게 품지 못한다. ‘주산 따로, 그 아래의 사람따로’다. .
풍수에선 주위 산세를 극히 중히 여긴다. 깨졌거나 기괴하게 생겼으면 길기(吉氣)보다 흉기(凶氣)가 더 많이 흐른다고 본다. 택지 선정에 우선으로 참고할 일이다.
먼저 험준한 산이나 바위가 있는 곳은 피하자. 양기(陽氣)만이 난무하는 곳이다. 살기(殺氣)가 뻗쳐 재앙이 끊이질 않는다. 잦은 질병에 정신질환자가 날 우려가 높다. 건강한 몸에 재물도 따른다 했다. 따라서 돈도 기대난이다. 허허벌판이나 돌출된 지역은 사방에서 바람이 몰아친다. 기(氣)가 모일 새가 없다. 재산도 날아가고, 사람의 심성도 살기에 노출돼 포학해진다.
호수나 늪지를 메운 곳이나 쓰레기 매립장 터도 죽은 땅이다. 습기가 많아 음양의 조화가 깨지고, 악기(惡氣)가 줄곧 올라와 건강을 해친다. 택지 주변에 폭포가 있으면 지기(地氣)가 흩어지고, 물과 바람이 교란된다. 거주자는 성품이 음란하거나 질병이 잇따른다. 특히 폭포의 물소리가 곡(哭)소리처럼 들리면 줄초상 우려가 높은 곳이다.
수관재물(水管財物)이라 했다. 경사가 심한 곳은 물이 급하게 흘러간다. ‘물은 곧 돈’인데 돈 역시 빠르게 빠져나간다. 모름지기 살만한 땅은 물이 앞을 감싸고 흘러야 한다.
골짜기를 보토(補土)한 땅도 버리자. 보기엔 그럴 듯 해도 물과 바람의 피해가 우려된다. 계곡은 바람길이다. 바람이 옹벽에 부딪쳐 광풍으로 변할 소지가 높다. 다치거나 건강을 잃고 재산도 하루아침에 날아간다. 무엇보다 보토된 땅은 지기를 뭉치지 못한다.
절벽주위는 경관이 좋다. 반면 지기가 모이거나 전달될 수가 없다. 얻음이 있으면 잃음이 있는 법이다. 이 경우엔 경관과 패가(敗家)를 바꾸는 셈이 된다. 절벽사이로 부는 바람이 강한 살풍이 되어 온갖 재난과 불행을 가져다 준다.
대규모 참사가 있었던 곳이나 병원으로 쓰였던 건물은 택하지 마라. 이런 땅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지기가 정화된 다음에나 사용 가능한 땅이다. 큰 공장이 있었던 곳도 피하자. 기계 진동과 소음으로 지기가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주택을 구하려면 먼저 살았던 이들의 행적을 보라. 생기가 깃 든 집은 가정이 화목하다. 결코 전망이나 경제적 요건만을 챙길 일은 아니다. 반면 들어서기가 꺼려지는 집도 있다. 사기(邪氣)가 뭉친 집이다. 초상이 자주 났던 곳은 반드시 이런 기분이 든다.
인간은 자체적으로 활동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 입고, 먹고, 잠자는 것까지 자연의 동조가 필요하단 얘기다. 주택지의 선택에 자연을 제1의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 이런 의미로 본다면 무턱댄 개발은 우리들 삶의 원천을 파괴하는 셈이 된다. ‘유인간독존(唯人間獨尊)’, 더 늦기 전에 바꿔야 한다.
출처 : - 風따라 水따라 - blog.naver.com/chonjj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