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되는 건강 원리
저자가 건강잡지나 학술지 등에 음양오행에 대한 글을 기고한 후 많은 독자들이 재미있고 유익한데 어렵다는 의견을 전해 왔다. 음양오행에 대한 이론이 어렵다고 하는 데는 독자들이 교육·문화적인 면에서 음양오행에 대해 접할 기회가 전혀 없기도 했지만, 이분법적인 서양의 교육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다섯 가지 오행이 상생상극에 의해 서로 유기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다차원적인 논리에 익숙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동양사상인 음양오행 이론을 인체나 자연현상에 응용하는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여러 공학적인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지식이 전혀 없는 독자라면 이 책이 그리 가볍게 읽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독자들이 음양오행의 기본적인 속성과 상생상극의 원리, 그리고 여러 사물에 대한 오행 분류 등 기초적인 사항만 숙지하게 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이 책을 읽어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뒤에 나오는 체질 분류, 심리, 건강, 독성, 진맥 등에 대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음양오행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간단히 이야기해 보자.
음양오행에서 오행은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의 다섯 가지 속성을 나타내며 이는 음양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기운 또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알려져 있다. 오행에 대한 기본적인 속성은 목의 경우에는 '완'(緩)으로 표시되며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으로 정의된다. 화의 경우에는 '산'(散)으로 표시되며 강력하게 확산하는 열기로 나타낸다.
토의 경우에는 '고'(固)로 표시되며 이는 같은 물질끼리 결합해 단단해지는 기운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편 금의 경우는 '긴'(緊)으로 표시되는데 이는 긴장시키는 기운 또는 결정(結晶)을 이뤄 움직이지 않는 기운으로 정의할 수 있다. 끝으로 수는 '연'(軟)으로 표시되며 연하고 찬 유체가 아래로 흐르는 성질을 나타낸다.
오장육부에서 오장은 음양 중 음의 장부를 나타내는데 간(肝)은 목에 속하고, 심장(心臟)은 화, 비장(脾臟)은 토, 폐(肺)는 금, 신장(腎臟)은 수에 속한다.
양의 장부에 속하는 육부를 나누어보면 담낭(膽囊)은 목, 소장(小腸)은 화, 위장(胃腸)은 토, 대장(大腸)은 금, 방광(膀胱)은 수로 분류된다. 육부 중 여섯번째인 삼초(三焦)는 무형의 장부이며 이는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근본 에너지인 상화와 관계있다.
오장육부가 각각 목·화·토·금·수로 분류되었는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렇게 분류된 이유를 간단히 살펴보자. 간이 큰 사람은 겁없이 앞으로 전진하는 기상이 나무가 뻗어나가는 것과 같다. 심장·소장이 화로 분류된 것은 심장의 혈액 분출이나 소장이 음식물의 영양을 흡수해 열을 내는 것이 화의 성질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위장이 음식물을 압축하면서 소화하는 것은 황토의 끈적끈적한 결합력을 연상시킨다. 대장에서 물기를 흡수해 긴장시켜 결정을 이루는 것은 금의 성질과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다 쓰고 남은 찌꺼기가 물과 같이 흘러 들어가는 곳이 신장·방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행에 따른 색깔 분류를 보면 희망을 나타내는 청색은 전진을 상징하므로 목, 붉은 색깔은 활활 타는 정열의 화, 노란 색깔은 황토의 토, 흰색은 쇠를 연상시키므로 금, 빛을 흡수하는 깊은 물을 상징하는 검은색은 수로 분류된다.
위의 색깔을 건강과 연계시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목에 해당되는 간이 나쁜 사람은 콧등에 검푸른 색이 나타나고, 화에 해당되는 심장이 나쁜 사람이 짜게 먹어 심장에 부담을 주게 되면 얼굴에서 화의 기운에 해당되는 불그스레한 빛을 보게 된다. 토에 해당되는 위장이 나쁜 사람은 얼굴에 노란 늙은 오잇빛이 나타나는데 독자들은 주위에서 얼굴빛이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폐가 나쁜 사람이 얼굴이 창백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대장이 나쁜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콜레라에 걸린 사람에게서는 나오는 변도 흰 색깔을 띤다. 마지막으로 신장·방광이 나쁜 사람은 수의 색깔을 띠므로 얼굴에 검은색이 나타난다.
맛을 오행으로 분류하면 신맛은 목에 속하고, 쓴맛은 화, 단맛은 토, 매운맛은 금, 짠맛은 수에 속한다. 따라서 목에 속하는 간이 나쁜 사람이 신맛의 음식을 먹으면 간이 좋아지고, 화에 속하는 심장이 나쁜 사람이 쓴맛의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으면 심장이 활력을 찾게 된다. 마찬가지 논리가 비장·위장의 단맛, 폐·대장의 매운맛, 신장·방광의 짠맛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간장 약을 깨물어서 맛을 보면 신맛이 나는 경우가 많다.
맛으로 병을 치료하는 또다른 예를 들어보자. 일반적으로 두통에는 약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사실 앞머리가 아플 때 단맛의 음식을 먹으면 전두통이 사라져버린다. 편두통에는 신맛, 후두통에는 짠맛을 먹는 것이 각각 대응하는 강력한 치료법이다. 나아가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모든 콧병에는 매운맛, 오관(五官) 중 귀의 병인 중이염에는 짠맛의 음식을 먹으면 근원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또 간과 간이 지배하는 눈, 고관절, 근육 등의 질환은 신맛의 음식으로 낫게 할 수 있다. 심장과 심장이 지배하는 혈관이나 팔꿈치 관절인 주관절 등은 쓴맛으로, 위장과 위장이 지배하는 무릎이나 입 등은 단맛으로, 폐·대장과 폐·대장이 지배하는 코나 피부 등은 매운맛으로, 신장·방광과 신장·방광이 지배하는 귀나 골수, 발목은 각각 짠맛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루나 계절에 따른 시간의 흐름을 오행 분류와 연관지어 생각해 보자. 낮과 밤으로 음양이 바뀜에 따라 오행이 생겨난다. 해뜨기 전 새벽에는 목의 기운이 세상에 가득 차고, 해뜬 후 아침에는 화의 기운이, 정오인 한낮에는 토의 기운이, 오후에는 금의 기운, 해진 후 밤에는 수의 기운이 각각 세상을 지배한다.
이렇게 목·화·토·금·수로 오행이 바뀜에 따라 우리 인체도 천기(天氣)에 대응해서 반응하게 되는데 간이 나빠 새벽에 잠자다가 자주 쥐가 나거나, 아침에 심장발작 빈도가 잦아지는 현상 등으로 나타난다. 이는 몸의 특정 부위가 약한 사람들이 오행의 흐름에 따른 천기를 이기지 못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오행의 흐름을 보면 일년이나 십년 주기에 따라 변화가 일어난다. 계절별로는 나무가 자라는 봄은 목, 나무가 가지를 치고 더운 열기가 치솟는 초여름은 화, 끈적끈적하게 엉겨붙는 한여름은 토, 물기를 빼앗기고 과일의 껍질이 단단해지는 가을은 금, 물기가 얼음이나 땅속으로 깊이 숨는 겨울은 수로 나타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사계절을 다섯 가지 오행의 흐름으로 맞추기 위해 한여름을 토로 분류한 것이 작위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뒤에서 거론하는 오행의 속성과 계절 흐름의 특성을 살펴보면 이 점 또한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태양흑점 활동과 같은 십년 주기를 볼 때도 목·화·토·금·수 오행에 따른 세운(歲運) 표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음양오행에서는 서양과학의 에너지, 일, 그리고 열량이 등가(等價)라는 단순한 에너지 개념을 뛰어넘어 다섯 가지 종류의 성격이 다른 에너지를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차원 높은 동양학 이론의 편린을 엿볼 수 있다.
오행속성에 대한 정의에 이어 우리가 검토해야 할 이론은 상생상극 순환 이론이다. 음양오행의 상생상극 이론은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의 상생이론과 목극토(木剋土), 토극수(土剋水), 수극화(水剋火), 화극금(火剋金), 금극목(金剋木)의 상극이론으로 나타낼 수 있다.
상생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은 나무가 있으면 불에 타고(목생화), 불이 타고 나면 재가 형성되며(화생토), 재가 모이면 굳어져 쇠가 되고(토생금), 굳어진 쇠에서는 물이 빠져나간다(금생수), 그리고 물이 있으므로 나무가 자란다(수생목)는 것이다.
또 이것을 봄이 지나면 여름이 되고, 여름이 극에 달하면 끈끈한 장하(長夏)가 되며, 장하의 습기가 제거되고 나면 건조한 가을이 오고, 이어서 추운 겨울이 온다는 계절 순환으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 초목으로 이야기하면 봄에는 나무가 위로 뻗고, 여름에는 잔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며, 한여름에는 과일에 살이 붙고, 가을에는 열매의 표피가 단단해지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남녀의 관계로 이야기하면 남녀가 만나 훈훈한 기운이 도는 것이 목이고, 정열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화이며, 결혼해서 결합하는 것이 토, 가문을 형성하고 규율을 세우는 것이 금, 그리고 여기서 새로운 세대가 형성되어 뛰쳐나가는 것이 수라고 할 수 있다.
또는 신 음식을 많이 먹으면 간이 좋아짐과 동시에 목이 화를 생하므로 화에 해당되는 심장도 좋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신맛과 쓴맛을 같이 먹으면 쓴맛이 강조되는 것도 상생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화생토의 원리 때문에 쓴맛과 단맛이 함께 있을 때 쓴맛에 의해 단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체질 궁합의 간단한 예를 들면 얼굴이 긴 목형(木形)의 사람은 얼굴이 역삼각형인 화형(火形)의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많은 기운을 주게 된다. 이는 목생화의 이치로서 이때 얼굴이 긴 목형의 사람은 점점 기운을 잃게 되며 특히 자신의 가장 큰 장부인 간의 기운이 약해져 중병을 앓게 된다. 이러한 목생화는 봄 기운이 완전히 사라져야만 여름이 올 수 있는 것과도 같은 이치이다. 마찬가지로 화형의 사람은 토형(土形)을 좋아해서 토형인 사람의 행동을 선호하고 도와주려 하지만 이렇게 했을 때는 기운을 많이 빼앗기게 된다.
앞에서는 여러 형이하학적인 사례를 들었다. 형이상학적으로는 위로 피어오르는 목기(木氣)는 폭발하듯 산화하는 화기(火氣)로 발전하며, 확 퍼진 화의 기운은 내부로 수렴하는 토기(土氣)로 응축되고, 응축되는 토기는 결정을 이루는 긴장시키는 금의 기운으로 발전한다. 이렇게 긴장시키는 기운이 충만할 때는 여기서 저항하는 수기(水氣)가 빠져나온다고 보면 된다.
커다란 바위나 광물질 근처에서 물이 생겨나고 이를 처녀수라고 부르는 데서 금생수(金生水)의 과학적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사막지대에서는 지하의 암반에서 생수를 뽑아 식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양학 전문가들도 금생수에 대한 뚜렷한 증거 제시는 하지 못하고 있다.
상극이론의 가장 쉬운 예로는 나무가 너무 많거나 크면 토양이 양분을 잃어 박토가 되고(목극토), 흙이 너무 많으면 물이 흐르지 못하고(토극수), 물이 많으면 불이 꺼지고(수극화), 불이 세면 쇠가 녹고(화극금), 쇠가 강하면 나무가 다친다(금극목)는 것을 들 수 있다.
다른 예로는 신맛의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쓰리고, 쓴맛의 마이신 같은 양약을 장복하면 폐·대장이 약해지며, 단맛과 짠맛을 섞어놓으면 짠맛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들 수 있다.
최근 세계적인 과학잡지로 알려진 <네이처>(Nature)에서는 이를 실험적으로 밝혔다. 이 잡지는 짠맛과 쓴맛, 짠맛과 단맛을 섞었을 때 쓴맛이 매우 약해지며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실험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즉 수극화의 원리와 수가 있음으로 해서 토가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생상극의 이론은 오행의 속성과 함께 음양오행 이론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
-건강상식-
음양오행의 성질은 고기의 육질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일반적으로 목에 해당되는 개고기는 매우 부드럽지만 토에 해당되는 소고기는 질기다. 이것은 소고기에는 토기의 끈끈한 기운이 뭉쳐 단단해져 있기 때문이다. 소의 위장이 네 개이고, 소고기가 토에 해당되는 단맛이라서 조금만 먹어도 물린다는 것은 소고기가 토기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증거이다. 한편 수에 해당되는 돼지고기에는 수의 성질다운 미끈미끈한 육질이 있다.
출처 : ==음양오행=오행건강= - blog.daum.net/g6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