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상적인 아파트 형태
아파트가 명당이기 위해서는 지금의 직선형 아파트에서 중심형 아파트로 바뀌어야 한다. 중심형 아파트란 형태적인 면에서 평면에 중심 공간이 있고, 지붕에 하나의 정점을 갖고 있으며, 원형이나 정사각형 평면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산에 비교하면, 주인격이면서 강체의 산으로서 생기가 가장 많이 모이는 등고선의 형태이다.
아름다운 아파트는 자연과 닮아 있는 것이다. 나무는 구조적으로 뿌리, 줄기, 가지, 나뭇잎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즉 뿌리는 나무를 지면에서 받쳐 주고, 줄기는 힘차게 솟아오르고, 가지는 줄기로부터 여러 개의 작은 형태로 변화하며, 나뭇잎은 가지를 위에서 덮고 있다. 나무는 수직적으로 4단계의 변화를 거쳐 아름다운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산의 명당도 4단계를 거친다. 주산(主山), 내룡(來龍), 입수(入首), 혈판(穴板) 등의 4단계는 하나의 완성된 혈을 이루는 기본적인 변화 과정이다.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건물의 하나로 꼽히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외부 형태는 기단, 기둥, 처마벽, 지붕 등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또 전통적인 한옥 구조도 기단, 기둥, 처마벽, 지붕의 4단계적 변화를 이루며 구성된다. 아름다운 건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4단계, 즉 기승전결의 변화 있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도 기승전결의 4단계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의 아파트 구조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해 저층에서부터 지붕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크기의 벽체가 수직으로 올라간다. 이것은 위로 올라갈수록 변화되는 나무의 형태와 비교하면 매우 불안한 형태이다.
아파트 건물을 안정적인 4단계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단, 기둥(벽면), 처마벽, 지붕 등 형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기단이란 건물 주변 바닥을 석재를 이용, 단이나 계단을 돌려 놓는 것을 말한다. 기단을 나무에 비교하면, 지면 위로 돌출되어 나온 뿌리 부분에 해당된다.
기둥과 벽면은 건물을 수직적으로 받들고 있는 외형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나무에 있어서는 큰 줄기에 해당된다.
처마벽은 기둥 상부에서 기둥과 기둥을 서로 연결하며 지붕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데, 수평선을 이루고 있으면서 수직선의 기둥과 지붕의 중간에서 힘의 완충 작용을 한다. 나무에 있어서는 가지에 해당된다.
지붕은 아파트의 제일 높은 공간에 위치, 아파트의 기운을 통일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지붕의 형태가 아파트의 대표적인 기운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이상적인 아파트의 지붕 형태는 ① 생기가 모이는 형태, ② 주변 산의 모양과 어울릴 것, ③ 전통적인 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람과 비교하면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곧 지붕이다. 아파트를 생명력 있는 건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파트 평면 크기와 형태에 비례하는 규모의 지붕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지붕의 정점을 중심부의 한 지점으로 하여 기운을 중심에 모으는 형태나 처마를 내민 형태, 계단식 피라미드 형태로 주변 산의 형태와 조화를 이룸으로써 전통사상과 맥을 일치시키는 형태여야 한다. 좋은 산의 형태는 주인격인 목산과 금산의 형태로서, 이것은 기운을 중심에 모이게 한다. 아파트의 지붕 형태도 산의 형태에 의해 목산의 강체형인 피라미드와 같은 모임 지붕이나, 금산의 강체형인 솟은 초가지붕(돔형)으로서 처마를 내민 형태가 이상적이다. 따라서 기존의 아파트 슬래브 지붕에 돌출되어 있는 엘리베이터 기계실이나 물탱크실 등은 지붕 구조 내부에 설치함으로써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중심형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남향 위주 아파트에서 벗어나 동서남북 각 방향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남향으로만 배치하다 보면 병풍형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다. 남향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주택이나 산소에 있어서 이상적인 배치 원칙은 남향 배치가 아닌 배산임수의 배치로, 산을 등지고 물이 흘러 내려가는 낮은 쪽으로 바라보도록 건물을 배치하는 것이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생가는 북향 집의 북향 대문이면서 대표적인 명당을 이루고 있다. 물과 하늘은 모든 기운의 원천이므로, 물과 하늘의 기운을 많이 받는 집이 바로 명당이다. 따라서 무조건 남향을 고집하기보다는 물과 함께 넓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집을 짓는 것이 곧 명당을 찾는 것이다.
물론 중심형 아파트를 지을 경우, 계단이나 복도를 중심에 설치함으로써 채광이나 환기가 부족하거나, 독립성을 잃거나 하는 단점을 갖게 된다. 그러나 환기 등은 전기로 해결할 수 있고, 복도나 엘리베이터를 여럿이 함께 사용함으로써 비록 독립성을 잃기는 하지만 이웃간의 대화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으로써 아파트가 갖고 있는 개인주의에서 벗어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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