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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 5. 풍수지리학의 제 이론 / 이기론 |
좋은생각
2017-09-28 (목) 14:08
조회 : 3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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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풍수지리학의 제 이론 / 이기론 원리 <사진 : 9층 패철도>
이기론은 산세의 모양이나 흐름을 눈으로 보아 혈을 찾는 형기론과 사뭇 다른 이론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바람과 물의 순환 궤도와 양을 패철(佩鐵)이란 도구를 이용해 측정한 다음 혈을 찾는 것이며, 나아가 좋은 좌향(坐向)까지 선택하는 방법론이다. 따라서 이기론은 바람과 물의 순환을 중시함으로써 득수론(得水論), 패철로 혈을 찾음으로써 패철론, 좌향을 중시함으로써 좌향론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형과 땅속의 지질은 그 주변을 흘러 다니는 바람과 물의 기계적· 화학적 풍화작용에 의해 변한다. 땅 속이 어느 곳은 바위이고 어느 곳은 고운 흙인 것은 땅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양기에 의해 변화된 결과이며 이것은 계속 변화해 갈 것이다. 따라서 땅의 기운을 알려면 그 땅을 변화시킨 양기가 어느 방위에서 들어와 어느 방위로 빠지는가를 먼저 살핀다.
양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럼으로 패철을 사용하여 판단하는데, 양기가 흘러 빠지는 방위로 산줄기가 뻗어 갔으면 땅 속은 흙일 가능성이 높고, 양기가 흘러 빠지는 방위로 역행하여 산줄기가 뻗어 오면 단단한 바위로 이루어졌다. 호순신은 『지리신법(地理新法)』을 저술해 바람과 물의 흐름에 따라 땅의 기운이 12단계로 길흉이 나뉘어짐을 발견하여 12포태법(胞胎法)을 창안하였다. 따라서 이기론은 땅의 기운을 12단계로 구분하여 좋고 나쁨을 구분한다. 현장에 적용하면 그 적중률이 대단히 높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또 이기론은 좌향론이라 불릴 만큼 향을 중요시 여긴다. 왜냐하면 물에 의해 계곡이 V자형으로 파이거나, 동강처럼 구불구불한 물길도 오랜 세월이 지나면 물에 의해 산자락이 잘리면서 곧게 흘러갈 것이다. 그러면 현재 둥글게 흐르던 지점은 우각호로 남고, 사막의 오아시스도 바람의 침식으로 모래가 파이면서 지하 수면이 밖으로 노출된 지역이다. 그만큼 바람의 힘은 대단하다. 사람을 비롯한 생물도 자연 순환에 동조한 삶을 살아야 건강한데, 생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양기의 순환과 양 중에서, 생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에 가장 적당하고도 알맞은 양의 양기를 취할 수 있는 선택된 방위가 바로 좌향이다.
이기론의 좌향법은 청나라의 조정동(趙廷棟)에 의해 '88향법(向法)'으로 공식화되었다. 논리 체계가 분명하다. 이것은 혈처로 불어오는 양기가(바람) 시작되는 방위를 낱낱이 측정하여 그 양기의 순환 궤도와 세기(양)를 측정하고 그 중에서 생물체에게 가장 적당한 양기가 전달되는 방위를 선택하는 방법론이다. 흉한 방위에서 양기가 불어오면 피하고, 좋은 방위에서 불어오면 취한다. 주변 산들도 바람과 물에 의해 형태와 높낮이가 생긴 것이니, 양기를 잘 살피면 주변 산들이 혈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 수 있다. 이에 이기론은 양균송(楊筠松)이 말한 '가난을 구제하는 비법'으로, 나라의 도읍지나 마을을 정하는데 주로 쓰였다. 묘터를 잡는 데에 정확히 적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 역사적 고찰 <사진 : 신도안/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중에서>
이기론이 한국 풍수학에서 차지한 비중은 사뭇 대단하였다. 조선의 도읍지가 신도안에서 서울로 바뀌게 된 배경에도 이기론이 있었다. 조선을 창국한 이성계는 기운이 쇠약해진 개성에서 다른 곳으로 도읍지를 옮기려고 마음먹었다. 그러자 권중화(權仲和)가 계룡산 아래의 신도안 터를 답사하고는 그곳의 지형을 그림으로 그려 바쳤다. 무학 대사와 함께 신도안을 직접 찾아간 이성계는 길지란 생각이 들어, 새로운 궁궐을 짖도록 하였다. 그런데 1년을 조금 넘게 공사를 했을 때 갑자기 하륜(河崙)이 공사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도읍은 마땅히 나라의 중앙에 있어야 될 것인데, 계룡산은 남쪽에 치우쳐서 동면·서면·북면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또 본인의 아버지를 장사지내면서 여러 풍수책을 열람했는데, 계룡산의 땅은 산은 건방(乾方)에서 오고, 물은 손방(巽方)으로 흘러가니, 이것은 송나라 호순신(胡舜申)에 따르면 '물이 장생(長生)을 파(破)하여 쇠패(衰敗)가 곧 닥치는 땅'임으로 도읍을 건설하는데 적당하지 못합니다.〉
이성계는 곧 고려 왕조의 여러 릉의 길흉을 호순신의 이론에 맞추어 조사하라고 명령하였다. 명령에 따라 고려의 모든 릉이 들어선 터의 산세와 물이 오고감을 조사한 결과, 후손들의 길흉이 모두 딱 들어맞았다. 그러자 그 정확성에 크게 놀란 이성계는 심효생을 계룡산에 보내어 새 도읍의 공사를 그만두게 하고, 하륜에게는 서운관에 보관된 풍수책을 모두 열람하게 한 다음 새 도읍지를 찾아보도록 하였다. 그 결과로 한양이 조선의 도읍지로 선택되었다. 이 후로 호순신의 풍수론은 조선조를 걸쳐 지관을 선발하는 음양과의 시험 과목으로 일괄되게 채택되었다.
호순신의 이론에 따라, 상기의 글을 해석해 보면 신도안의 땅은 오행으로 수국(水局)이고, 이때 건해방(乾亥方)에서 산자락이 뻗어 왔으니 땅의 기운은 12포태상 목욕룡(沐浴龍)에 해당된다. 목욕룡의 땅기운은 수맥이 흐르거나 물이 가득 찬 땅으로 도읍지로는 적당치 못하다. 이런 곳에 묘를 쓴다면 봉분에는 이끼와 쑥대가 가득히 자라고, 집을 지으면 벽에 금이 가거나 지반이 침하되고 심하면 집이 쓰러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또한 이기론 풍수는 단순히 묏자리를 잡는 방법에 그치지 않고 도읍지를 정하거나 일상 생활에서 집터를 정하거나 대문을 내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용되었음이 「조선왕조실록」에 전한다.
<인조 9년에 권대진이란 사람이 반란을 계획했는데, 거사에 앞서 그는 지관으로 하여금 한양의 궁궐 터를 감정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궁궐은 풍수적으로 길지일 뿐만 아니라, 왕기(王氣)조차도 쇠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거사를 뒤로 미룬 채 계룡산으로 내려가 패철을 이용해 새 도읍지를 정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역모가 사전에 발각되어 죽음을 당했다.>
숙종 16년에는 남서방에 대문을 새로 설치하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대하여 <손방· 사방에 문을 내면 집이 이롭지 않다는 말이 있다. 나라의 도성은 사가(私家)의 집과 다르기는 하나, 지관에게 물어 그 방위를 알고 난 다음에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 현대적 응용 가능성 <사진 : 연구자들이 지도위에 용맥을 그리고 패철을 올려놓고 보고 있다.>
이기론의 특징은 패철이란 도구를 사용하여 땅의 기운과 주변을 흘러 다니는 양기의 길흉을 판단하니, 형기론과 물형론에 비해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다. 어떤 장소든 사람에 따라 산천의 길흉에서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는 없고, 초능력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배워서 이론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누가 놓아도 패철의 자침은 북쪽을 가리키니 결과는 당연히 같다. 그럼으로 현장과 실생활의 적용에서 서구 교육을 받은 젊은이에게 호감 얻을 수 있다. 또한 이기론은 지도를 이용하여 길지를 찾거나 현장을 모식화하여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에서도 탁월하다.
1/25.000 혹은 1/5,000의 축척지도 상에서 등고선에 따라 용맥을 그리고, 도북(圖北)과 자북(磁北)을 일치시키면 바로 현장이 된다. 용맥의 뻗어 온 방위, 양기를 얻는 방위, 양기가 빠지는 방위, 주변 산이 위치한 방위가 모두 지도 내에서 세밀하게 측정되고, 나아가 혈처와 88향법에 맞는 좌향까지 판단할 수 있다. 또 땅의 기운이 쇠할 경우 좌향, 즉 양기의 방위를 잘 잡아 그 기운을 보충해주면 흉한 땅도 길지로 변화시켜 비보할 수 있다. 그럼으로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이기론은 땅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알맞은 학문이고, 또 현대의 조경, 건축, 도시계획학 등과 다방면에서 접목이 가능한 풍수론이다.
필자는 그동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 입지 환경을 풍수적 연구하면서, 이기 풍수학에 맞추어 조사하였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자세한 내용은 '풍수학의 현대적 접근'에서 다루고 있다.)
1) 패철을 사용함으로써 노거수의 입지 환경을 방위학적으로 모델화 내지 도식화시킬 수 있고, 나아가 지도 상에 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즉, 양기가 들고 빠지는 방위, 용맥이 뻗어 온 방위, 주변에 산들이 위치한 방위 등을 측정하여 수종별로 어떤 방위학적 환경에 입지한가를 도표나 지도를 이용해 분석 가능하다.
2) 땅 속의 지질적 조건을 용맥의 방위에 따라 12등급으로 구분하니, 수종별로 어떤 지질에 입지하는가를 살필 수 있다. 만약 땅 속이 바위라면 물(음기)을 충분히 품지 못하여, 거목이 되어 물을 다량으로 필요로 할 때에 나무는 고사한다. 또 물이 질퍽거리면 뿌리가 멀리 뻗지 못한 채 주변에서 필요한 물을 섭취한다. 이때, 태풍이 불어오면 뿌리가 약해 나무는 쓰러지고 결국 거목으로 자라지 못한다. 따라서 노거수가 입지한 터는 땅 속이 곱고도 견밀한 흙의 상태가 대부분이다.
3) 양기의 흐름을 살펴서 바람이 순행하는 곳인지 혹은 휘몰아쳐 생물이 살기 어려운 곳인지의 판단이 쉽고, 나아가 수종별로 양기의 흐름이 우선수(右旋水)에 혹은 좌선수(左旋水) 어느 곳에 잘 자라는지 분석할 수 있다. 우선수는 양기가 오른쪽에서 시작하여 왼쪽으로 흘러가는 곳이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면 좌선수이다.
4) 수관의 형성과 수세의 강약을 88향법에 맞추어 판단하고, 주변 환경의 변화(도시화, 도로건설 등)가 나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판단할 수 있다. 나무의 수관은 양기의 흐름에 가장 민감하고, 또 수세 역시 양기의 흐름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취하는 방위로 주가지가 뻗어 나간다. 보통은 주가지의 방위가 남향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장은 그렇지가 않다. 길한 양기를 취하는 방위로 수세가 집중되니, 북향도 매우 많다. 또 도로 건설로 양기의 방위가 바뀔 경우 어떤 영향이 미칠 가의 판단이 쉽다.
5) 패철을 사용하니 연구자에 따라 연구, 분석이 달라지는 경우가 없다. 객관성과 논리성을 함께 확보하여 연구 발표에서 다른 풍수 이론보다 우위를 점한다. 그럼으로 노거수의 입지 환경 연구에 이기 풍수학을 적용하였다. |
출처 : [풍수] 5. 풍수지리학의 제 이론 / 이기론 - cafe.daum.net/dur6f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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