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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창작품 ‘점’(2)
빠담빠담 2017-10-01 (일) 08:46 조회 : 1714

인간이 만든 창작품 ‘점’(2)

 
〈유명한 점술가의 신통력 저하〉

점은 정신분석가에게 치료를 의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불안정한 감정을 누구에게 토로하고 함께 그 결론을 얻고 싶어 하는 의사 표시의 일종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점이란 아름답게 조직된 형태를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와 결단을 점술가와 고객이 함께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점의 대중적인 용도는 주로 현재의 불안한 감정을 잠재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 실제로 미래를 예견하는 것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점술가들은 고객을 위하여 다소 신비로운 체계의 소도구를 이용하여 정신적인 예언 행위를 하는 것뿐이다.

물론 점술가 중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점술가의 예를 들어보자.

중세시대의 손금 그림, 손가락에 쓰여 진 글씨는 별자리를 가리킨다. 왼쪽의 손가락이 7개인 것은 두 손을 합하여 12달을 의미한다.


존 퀸시 애덤스 미국 대통령의 후손인 에반젤린 애덤스는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자신이 친 별점의 점괘에 따라 1873년 뉴욕으로 이동하여 호텔에 거처를 정했다. 그녀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호텔 여주인에게 큰 재앙이 닥쳐올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다음날 그 호텔은 불타 없어졌고 그녀의 이름이 신문에 대서특필되자 그녀는 곧바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점성가의 한 사람으로 손꼽혔다.

그런데 그녀의 명성이 워낙 높아지자 1914년 점을 쳤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자신의 특기인 점성술을 발휘하여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녀는 법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예언을 하게 되었는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런 다음 자신을 시험하라고 했다. 그녀는 시범적으로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람의 운세를 점쳐 보겠다며 어떤 사람을 지적하라고 했다. 사람의 이름을 알 필요가 없다는 말에 판사는 자기 아들을 후보로 내세웠다. 판사는 그녀의 정확한 점술에 놀라 ‘피고는 점성술을 정밀과학의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라고 무죄를 판시했다.

석방된 그녀는 더욱 더 유명해져 유명한 재벌 J. P. 모건, 성악가 엔리코 카루소, 영국의 에드워드 7세(윈저공), 여배우 메리 픽퍼드 등 저명인사들을 고객으로 두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931년에 미국이 1942년에 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그녀는 1932년 11월, 예정된 순회강연을 거절한 후 곧바로 사망했는데 그녀가 사전에 예정된 강연을 거부한 것은 자신의 천궁도에 따르면 그녀가 곧 죽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기 때문이다.

방가라는 장님의 예는 점성술의 이야기에서 자주 나오는 사람이다. 그녀는 행방불명이 된 사람을 찾아주고 범죄 사건을 해결해 주며 질병을 진단하고 심지어는 과거를 알아내는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최대의 능력은 역시 예지이다. 그녀의 능력에 대한 놀라움은 끊이지를 않는다.

“나는 방가와는 과거에 단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나의 인생에 대해서 나 자신보다도 더 소상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앞으로 14년 후인 1958년에 암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예언하였고 저의 경우 남편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만 남편과 사별한다고 했어요. 제 동생도 20세에 뜻밖의 교통사고로 죽는다는 것이었어요.”

“방가의 이야기는 아버지에게 큰 쇼크를 주었지요. 그것은 방가가 아버지의 과거를 낱낱이 잘 알고 있었고 사소한 내용까지 자세히 들려주었기 때문이지요.”

“아버지는 의사였는데도 몇 년 후 위궤양에 걸렸고 방가가 예시한 대로 1958년에 암으로 사망하였지요. 그리고 제 개인 문제도 방가가 이야기한 대로 그대로 되었어요.”

“저는 방가가 예언한 것이 모두 실제로 일어났다고 단언할 수 있어요. 제가 아버지를 따라 방가를 만난 것은 겨우 12살이었어요. 그런데도 저의 인생이 그녀에게 훤히 내다보였던 거지요. 이런 일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을까요. 동양에서 말하는 윤회 사상과 관련이 있을까요?”

방가의 집을 찾아오는 사람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지식인이나 높은 지위에 앉아 있는 사람이 많았다. 방가는 어떻게 해서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생겼는지를 알지 못한다.

“가장 괴로운 것은 많은 사람들의 액운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거였어요. 제가 아직 30대의 젊은 시절에 남편이 술 때문에 죽을 것이라고 예견하였는데도 그것을 막을 수가 없었어요. 그가 술을 마시게 된 것은 그의 탓이 아니라 저를 만나러 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었어요.”

방가는 13세부터 시력이 악화되기 시작하여 19세에 완전히 실명한 후 예지 능력이 나타났다. 그녀를 엄밀하게 관찰한 로자노프 박사는 말한다.

“예지 능력이란 어떤 의미에서 발명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같습니다. 어떤 때 방가는 1분도 채 걸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몇 시간이 걸릴 때도 있습니다. 그녀의 예언 중 어떤 것은 텔레파시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것은 환상이 뒤범벅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텔레비전의 스위치를 틀어 그 영상을 보듯이 정확하게 미래를 알아맞히는 것은 아니었다. 방가의 영적 능력이 거의 작동하지 않을 경우도 있었고 예언이 빗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예언 중 미래를 내다보는 투시력의 정확도는 거의 50~60%나 되었다. 그러한 적중률은 예지력의 경우 결코 낮은 기록이 아니다.

로자노프 박사는 방가의 영능력을 조사하기 위해 그의 친구인 이트렛치 교수와 함께 방가가 있는 집을 찾았을 때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들은 방가가 있는 마을 근처 도로에 자동차를 감추고 도보로 걸어서 갔다. 방가가 마을 전체에 염탐꾼을 풀어놓고 마을에 처음으로 도착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세 시간이나 줄을 서서 기다렸고 둘이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장님인 방가는 우리들의 이름과 과거를 정확히 맞추고 자신을 찾아온 이유까지 알고 있었다. 선친의 작고한 날짜와 병명까지 맞추었다. 그러나 방가는 나에게 말한 예언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의 등장이 방가의 능력에 제동을 건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내가 갖고 있는 가설(假說), 즉 방가는 면담자들이 말해 주는 내용을 토대로 면담자들 자신의 마음속으로부터 읽히는 것을 말하고 있다는 근거를 찾아내었기 때문이다.“

로자노프 박사의 설명은 점술가들을 설명할 때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준다. 즉 점술가가 어떤 식으로 예언을 하더라도 작동 방식은 동일한데 그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점 체계를 사용하여 고객의 과거나 현재를 열고서 미래를 얼른 들여다보는 것처럼 한다는 것이다.

길거리 점술가, 토정비결의 경우 괘가 144가지에 불과하므로 같은 괘가 나올 수 있는데 이럴 경우 꿈보다는 해몽과 같은 식의 변명이 준비되어 있다.


점술가들은 일반인이 잡아내기 힘든 신체의 미묘한 차이를 잘 포착할 수 있는 특별한 감식안을 갖고 있거나 공부를 통해 그런 능력을 얻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점술가로부터 나온 것처럼 보이는 정보는 사실 고객 자신으로부터 이끌어 내어지는 것이다. 즉 점술가는, 고객이 초자연적인 힘에 이끌리고 있다는 느낌 아래서 하고 싶은 것을 행하도록 유도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앞에서 설명한 방가와 같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예언자도 이러한 주관적인 인상을 벗겨내면 빈약함이 드러난다. 종종 어떤 점술가가 갑자기 유명해지더니 신통력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고객이 유명한 점술가이므로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 맞출 수 있다는 선입감을 갖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에 순발력이 있는 점술가는 고객의 심리를 이용하여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도록 시도하지만 그것이 실패할 경우의 결론은 자명하다. 점술가가 고객이 원하는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였으므로 고객의 입장에서는 계속 동문서답을 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고객도 이러한 모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점을 보는 사람들은 한 명의 점술가에게만 의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고객은 점술가의 집을 나서는 순간 점괘에 대해 만족하지 못할 때 다른 점술가를 찾아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힌다. 적어도 4~5명의 점술가를 찾아간 후 각 점술가들이 예견한 결과를 비교 평가하여 자신에게 알맞은 족집게 점술가를 택한다. 점을 치고 난 사람들끼리 자신의 예를 비교해보며 어느 점술가가 잘 맞는다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이유도 특정 점술가의 예언을 액면 그대로 신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이다.

<손금으로 건강 예측>

사람의 손금은 대체로 생명선, 운명선, 두뇌선, 감정선으로 나뉜다. 이들 선의 깊이, 길이, 하나의 선인가 갈래로 나눠지는 선인가, 다른 선과 교차하는지 아닌지 등으로 판정한다. 대체로 윤곽이 길고 깊은 생명선은 강한 체질을 지니고 있고 장수를 누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된다.

생명선이 똑바르다면 냉담하고 이기적인 기질을 나타내고 다른 선과 교차하고 있으면 일생동안 어떤 장애나 방해와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 생명선이 도중에 끊겨 있는 경우는 살아가면서 큰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운명선은 어느 누구에나 있는 것은 아니며 한쪽 손바닥에만 있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왼손에 있으면 당사자가 자기 힘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것을 나타내고 오른손에 있으면 환경이나 유전 등에 일생이 좌우되는 것을 의미한다.

두뇌선이 직선이라면 현실주의자일 확률이 높고 아래로 굽어 있으면 창조력과 상상력이 우수한 사람일 확률이 많다. 감정선의 길이는 감성의 깊이, 민감성 정도를 나타낸다. 갈라지고 있는 선은 아주 의미심장한 것인데, 아래로 갈라지면 감정적인 좌절이나 인간관계의 중단을 나타내며, 위로 갈라지면 교우관계가 오래 지속된다고 한다.

그러나 손금으로 점을 치는 사람은 손금만 곧이곧대로 해석하는 것은 아니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손금과 질병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의학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12지지(地支), 사주는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가 순서대로 조합하여 이루어진 60개의 간지에서 차용한 8개의 글자로 되어 있다.


1966년 비정상적인 손바닥 지문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30여 종에 달하는 선천적인 질병과 특정한 손바닥 무늬는 서로 연관성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그 가운데 몇몇 무늬는 그와 상관있는 질병으로 드러나기 전에 분명히 손바닥에 나타난다. 일례로 임신 초기에 독일 홍역에 걸렸던 산모들이 낳은 아기들의 손바닥 지문을 채취하였는데 그 아기들이 서로 어떤 연관성이 없었음에도 모두 손에 독특하고 아주 드문 주름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유능한 의사들은 환자의 손금을 보기만 해도 어떤 환자가 갑상선 결핍, 척추불구, 간 기능 및 신장 이상과 같은 장기 질환을 앓고 있는지, 과거에 앓은 적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피부질환과 정신상태 사이에는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심지어 암 같은 치명적인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환자인지 예견할 수 있다는 의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공개된 사실에 의하면 손금을 보는 사람이 손금과 질병 사이에 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손금을 보면서 그의 건강상태는 물론 환경 등을 잘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가는 일이다. 이론적으로 피부에 나타나는 신호로부터 어떤 사람의 정신 상태와 개성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인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몇 개의 치아와 두개골 파편만 보고도 그들이 어떤 유인원이었고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를 추측해낸다. 한 편에서는 그런 추론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원형 그대로의 화석이 발견되어 그들의 추측이 옳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몇 조각의 화석이나 치아로 이와 같은 사실이 추론 가능하다면 현재 생존하고 있는 대상에 적응하여 어떤 것을 추론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추측도 일으킬 수 있다. 신라 초기에 두령을 선발하는 기준으로 치아의 수가 많은 사람을 뽑았다. 그것은 치아가 장수한다는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거기에서 유래된 말이 임금이다. 임금은 나라의 지도자로서 맥을 잇는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치아가 많다는 뜻도 있다.

〈사주팔자〉

점을 치는 체계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음양점이다. 이 중에서도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사주팔자는 외국의 점술가로부터 경탄의 대상으로 사주팔자를 고도의 지식이 포함된 신탁이라고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의 길흉화복이 음양오행의 원리에 의해 이미 운명 지워져 있다는 것이 바로 사주팔자의 기본원리이다.

사주(四柱)란 사성(四星)이라고도 하는데 글자 그대로 인간의 출생 년, 월, 일, 시를 말한다. 사주는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가 순서대로 조합하여 이루어진 육십갑자(六十甲子)라고 하는 60개의 간지(干支)에서 연주(年柱)·월주(月柱)·일주(日柱)·시주(時柱)에 맞게 차용한 8개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다시 말해 사주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네 개의 기둥을 뜻하며 각 기둥이 2글자씩으로 되어 있어 8글자가 되어 흔히 팔자(八字)라고도 하며 이것을 통칭 사주팔자(四柱八字)라고 한다.

천간은 얼굴과 외모를 나타내고 지지는 마음과 성격을 나타낸다. 또, 나를 중심으로 해서 볼 때, 연주는 조상과의 관계를, 월주는 부모와의 관계, 일주는 가족과의 관계, 시주는 후손(자식)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오행의 상생상극에 따라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까지 밝혀내는데 궁합이 대표적인 예이다.

사주팔자 열풍, 매년 초에 사주팔자 등 점보는 사람이 많지만 점은 현재의 불안한 감정을 잠재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일뿐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사진 김형경).


사주에는 일반사주와 그림책으로 된 당사주가 있다. 당사주는 중국 당(唐)나라 이허중(李虛中)의 점서(占書)에 그림을 넣어 도해(圖解)하고 한글로 알기 쉽게 풀이한 책으로 그 후 내용이 조금씩 수정 보완되어 오늘날에 이른 것인데 그림이 곁들여 있으므로 책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당사주를 보면 모든 것이 12진법으로 윤회하는데 초·중·말년의 운세를 보는 십이성을 비롯하여 전생·십이살·육친론·부부궁·자식궁·직업 등이 있어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는데 묘미가 있다고 김재일은 적었다.

여하튼 사주팔자는 주민등록번호처럼 남과 다른 고유의 특성을 지니므로 개인의 성격이나 적성, 부모, 형제, 부부, 자녀, 대인에 관한 것, 관운(官運), 재운(財運), 그밖에 건강, 상벌, 재앙 등을 예견한다. 말하자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모든 인생을 통괄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주가 인간이 오랜 기간 경험을 통하여 얻은 축적된 지식을 통계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태어난 사주만을 가지고 어떻게 인간의 운명을 예시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대다수 있다. 정말로 사주팔자가 확실한 근거에 의해 움직이는 것일까?

그런데 여기에 대한 반증 자료는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게 된다. 그 중 가장 쉽게 예시되는 것이 쌍둥이에 대한 놀라운 유사성이다.

출생과 동시에 헤어져서 25년 만에 재회한 에드와 프레드라는 쌍둥이의 예를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두 사람이 상대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도 불구하고 같은 시기에 체격과 연령이 비슷한 처녀와 결혼했고, 각각 아들 한 명씩 두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트릭시라는 같은 이름의 개를 기르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전기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에는 같은 회사에서 약 1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똑같이 전기 기술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운명의 우연한 만남은 쌍둥이에게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양친이 모두 가까운 거리에서 같은 날짜에 태어난 사람들 사이에서도 발견된다.

점성술의 기본인 태양계, 사주는 출생 시의 천체배치를 근거로 한다는 측면에서 서양의 점성술과 통한다.


1941년 6월 18일 펜실바니아주에서 죠셉 데이비드 윌리엄즈라는 사람이 군대에 입대했는데, 그 이름을 본 관계자는 동성동명의 사람이 전에도 입대한 것을 기억해내고 조사하였다. 한 사람은 그 해 1월에 입대하였으며 서로 태어난 시간은 반 시간이 틀릴 뿐이었다. 그들은 키, 체중도 같고 자녀의 수도 같았고 훈련 중에 똑같이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1956년 9월 10일, 캘리포니아주의 한 국도에서 서로 반대 방향에서 달려온 자동차가 정면충돌하여 두 운전사는 모두 즉사하였다. 그런데 두 운전사는 1933년 9월 5일 파아딜이라는 마을에서 한 날 한 시에 태어났고 각각의 부모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날드라는 같은 이름을 붙여 주었다. 두 사람의 인생이 거의 비슷하였으며 학교의 성적뿐만 아니라 각 과목의 성적도 비슷하였다. 이들은 한 날 한 시에 태어나서 죽은 날도 한 날 한 시였으며 죽은 원인도 같았다.

이와 같은 예는 수없이 많다. 쌍둥이가 아니더라도 생년월일만 일치하는 쌍둥이를 '애스트로 트윈'이라고 한다. 진짜 쌍둥이의 예를 비롯하여 '애스트로 트윈' 등의 예를 보아도 어떤 유형을 이끌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사주팔자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년월일과 시분(時分)에 따라서 제각기 운명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

사주팔자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다소 단순한 원리에 의해서 기초되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이 신탁을 증보하고 주석을 달자 주석을 포함해서 사주팔자는 상당한 분량으로 이루어졌다. 더구나 인간의 운명을 바로 보기 위한 학문인만큼 그 구조가 복잡하며 체계 또한 여러 갈래로 변한다.

〈사주팔자의 확률〉

사주팔자로서 운명을 본다면 그 확률은 어떻게 될까? 사주팔자가 더욱 신비롭게 느껴지는 것은 이미 설명한 자연관상점, 관상점과는 달리 고객과의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주팔자의 결과가 실제 상황과 상당히 높은 확률로 일치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 비밀은 원리적으로 사주팔자는 긍정이냐 부정이냐 둘 중에 하나의 대답을 얻는다는 것에 있다. 기본적으로 단순한 양자택일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진체계라는 뜻이다. 결국 해답은 다수결의 원리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괘를 통하여 모든 반복 횟수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만 결국 이진법 체계의 확률은 이론적으로 50%까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유명한 점술가의 예언 능력이 15%를 넘을 때 신통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30%를 넘으면 초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때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50%의 확률은 매우 높은 것이다.

어느 유명한 사람과 자신의 사주가 같은데 자기는 왜 그 사람과 같은 복이 없느냐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사주가 같다고 해서 운명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틀렸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수학적으로 생각해도 그렇다. 1분에 한 명씩 사람이 태어난다고 해도 사주가 똑같은 사람은 120명이나 된다. 그리고 이것은 60년마다 되풀이하므로 같은 사주를 갖고 있는 사람은 훨씬 늘어난다. 이를 과거의 인물까지 포함시킨다면 엄청난 숫자가 된다. 대통령과 똑 같은 사주를 갖고 있는 사람이 몇 천 명이 된다면 그들 모두가 대통령이 될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다. 세상은 하루가 달리 변하고 있는데 사주팔자는 이런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불공평한 일에도 절묘한 해석이 가능하다.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사주뿐만 아니라 부모나 인척은 물론 배경과 경험, 자신의 의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도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바뀌는 경우도 많이 있다. 같은 사주인데도 불구하고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고 한 사람은 거렁뱅이가 되더라도 사주팔자 탓으로만 돌리지 말라는 뜻이다.

실제로 연쇄살인으로 2004년 한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유영철의 사주분석에 의하면 그는 피와 형벌을 의미하는 '혈광살(血洸煞)'과 '자형살(自刑煞)'을 갖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는 ‘용의 날(무진일)’ 에 태어났는데 이 사주에 따르면 피를 부르게 돼 있다는 것이다. 태어난 달에도 용이 들어 있어 용이 두 마리가 되는 격으로, 이는 형벌을 자초할 운이며 음양오행에 따라 아버지, 여자, 돈 등과는 인연이 없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점술가는 유영철의 어릴 적 환경만 좋았다면 이런 운명이 오히려 교수로 대성할 수 있는 운도 된다고 설명했다.

주역의 원리를 나타내는 8괘.


조선시대 중종의 역학자인 토정 이지함은 사주팔자를 잘 보았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자신의 자식 사주팔자를 보니 그다지 신통하지 않았고 벼슬이나 장사를 해볼 만한 재간도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점이라도 잘 치면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텐데 복잡한 사주팔자를 해석할 만한 능력도 없었다. 결국 그가 사주팔자 보는 법을 간추려서 만들었는데 이것이 유명한 『토정비결』이다.

토정비결은 태어난 시간을 무시하고 해, 달, 일 3개만 간추려 단순하게 계산해 점을 치는 방법이다. 간략하게 생년월일, 즉 5자로 괘를 정하는 일은 초등학교의 산수 실력이라면 누구나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간단한 만큼 해마다 같은 괘를 얻는 사람의 수가 사주팔자보다 훨씬 많다. 실제로 토정비결의 괘 종류는 모두 합해봐야 1백44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전 세계에 있는 우리나라 인구를 8천만 명으로 잡으면 약 56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해마다 같은 점괘를 갖는다는 얘기다. 또 다른 계산의 토정비결에 따른다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40명 중 한 명 꼴로 같은 운명을 지닌 사람이 생긴다. 토정비결을 연초에 재미 삼아 한 번 보는 세시풍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다. 현대에서 토정비결을 일방적으로 믿는 사람이야 많지 않겠지만 토정비결을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데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란 얘기다.

사주팔자를 보는 사람이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에 하나는 음력만 쓴다고 믿는 것이다. 철학관에서 생일을 따질 때 음력으로 질문하므로 음력으로 모든 점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주는 태양력을 기준으로 하여 보는 것이다. 춘분이나 추분을 비롯한 24절기는 음력에만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태양력도 24절기로 시간과 분까지 정확하게 따진다.

우리 선조들도 옛날부터 정확한 태양력을 사용했다. 단지 음력을 절기에 따라 양력으로 환산하였는데 그 계산법이 복잡하기 때문에 음력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재운의 경우는 ‘표준만세력’을 주창하기도 한다.

여하튼 사주팔자에는 매우 많은 보호 장치가 있다. '사주팔자는 단지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객에게 미리 예고해주는 비장의 무기도 갖고 있다. 사주팔자로 어떤 확정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점괘를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주어진 괘에 따른 해석이 고정적인 것도 있으나 10년이나 1년 단위로 바뀌기도 한다. 결국 사주팔자는 이런 절묘한 제도적인 장치를 갖추었기 때문에 고객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이다.

〈점은 인간이 만든 교묘한 장치〉

통계적인 분석에 의한 점의 원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경험적 측면이 강조된 통계로 인간 삶의 과정과 환경 등을 몇 가지 대표적인 특징으로 유형화시킬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인간의 특수한 환경과 삶은 예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점술가에 의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소위 돌팔이 점술가의 터무니없는 예언에 의한 피해가 그 예이다. 점술가의 능력을 절대적으로 믿을 경우 부정적인 예언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이를 기대하고 있던 한 젊은 여자가 자신이 결혼하면 몇 명의 아이를 갖게 될까를 물었다. 대답은 놀랍게도 ‘한 명도 못 갖는다’였다. 병원을 찾아 진단해보니 정상으로 판명되었음에도 그녀는 신경쇠약에 걸렸고 평생 동안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여 결혼도 포기하였고 결국 아이는 한 명도 갖지 못하였다. 만화와 같은 이야기로 보이지만 실제 상황이며 생각보다 이런 경우가 많다.  

점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느냐고도 반문한다. 이것은 점술가가 다른 사람에 비해 점에 대한 정보와 통계를 많이 갖고 있는 전수자에 불과하지 초능력을 갖고 있지 않는 인간이라는 것을 간과한 질문에 불과하다. 저명한 암 치료 전문가가 암에 걸릴 수 있듯이 점술가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점술가의 역할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했다. 여기에는 과학의 발달이 점술가의 영역을 잠식한 것에 기인한다. 과거에는 천둥, 번개, 일기 변화의 원인을 몰라서 전전긍긍했고 신관의 예지에 따라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린아이들도 그런 정도는 모두 알고 있다. 우리는 내일도 해가 뜨고 질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어제도 해가 떴고 일주일 전에도 해가 떴으며 고구려의 고주몽이 나라를 세웠을 때도 해가 떴고 그 날 저녁에 분명히 졌다.

과거에 해가 떴으므로 내일도 해가 뜰 것이라는 것은 매우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그것은 단순한 귀납적 추리에 의한 것은 아니다. 어린아이들은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별다른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지 않지만 과학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천체의 운동에 적용되는 자연 법칙이 성립되기 때문에 해가 뜨고 지며 달이 운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사주책, 당사주는 전생·십이살·육친론·부부궁·자식궁 등의 운명이 나와 있다(사진 jinbok215).


천체의 이동이나 자연 현상을 보고 국가의 길흉을 점치는데 독보적인 영향을 미치던 신관의 능력이 축소되자 지진이나 홍수 등 천재지변을 예언하는 일은 “최후의 심판”을 떠벌이는 광신자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로 변했다. 일기 예보는 점술가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예언하며 예전의 신관이 하던 역할은 모두 미신이었다고 치부되었다. 그만큼 새로운 정보가 많이 축적되었다는 것이다.

천재지변에 대한 예언을 신관이 장악하고 있었을 때에 예언이 맞는다는 것은 실제적인 의미로 미래의 시간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홍수가 일어난다는 것을 예언하여 홍수에 대비하도록 유도하였다면 그만큼의 미래에 대한 시간을 절약하였다는 것이다.

근래에 와서 과거의 점술가들이 수행하던 역할의 대부분을 과학자들이 전담하므로 점술가는 무작위적으로 배열된 개인적인 사건만을 취급하지만 사주팔자를 비롯한 점들이 나름대로 과학적 체계를 갖고 있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물론 개인적인 사건이란 결코 어떤 통일되고 조직적인 원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므로 점술가들의 예언이 모두 똑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점을 보는 사람의 개인적 상황이 모두 다르므로 공통점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그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같은 점술가에게 점을 치러 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어떤 점술가가 예언한 점이 맞거나 안 맞거나 고객으로부터 비난을 받지 않는 기본 요건이 된다.

더구나 현대화에 따라 점 집들이 낡은 이미지를 벗고 신세대의 취향에 맞춘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에 등록된 ‘점 회사’가 운세‧해명‧성명학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입시‧취업시즌이 되면 접속이 불가능할 정도로 성업 중이라고 한다. 심지어 증권 사이트에서는 역술인들이 모여 주가‧유가까지 예측하는 실정을 보면 점이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보다는 현실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점은 우리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미래가 아니다. 점은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를 아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에 무엇을 한다면 무엇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아는 것을 뜻한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악을 구별하고 미래를 예언하고 병자를 고치며 질병이나 사고를 방지하는 방법에 대한 비합리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필자가 '점'을 미신에서 분리할 수 있는 근거는 대부분의 점이 점술가와 고객의 협의에 의해 묵시적으로 결론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사회의 일각에서 일어나는 점 때문에 일어나는 폐해와 부작용은 인간의 속성을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일부 점술가의 장난에 따른 결과일 뿐, 점이 원래 갖고 있는 특성과는 다르다. 필자가 설명한 내용과 혹세무민하는 사이비 종교나 미신을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

‘점’을 보러 가는 행동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떤 점술가는 영험하다는 평을 계속 들을 것이며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이 그 사람으로부터 예언을 듣기 위해 몰려들 것이다. 점은 인간의 가려운 면을 긁어주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낸 도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능한 점술가는 매우 훌륭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무언가 잘 안 풀릴 때나 자신에게 불행이 닥쳐서 점을 보러 왔다면 기대감을 주어 지금까지의 잘못된 것을 만회할 기회도 있음을 알려 준다. 반면에 정상에 올라섰거나 일이 잘 풀리는 사람에게는 겸손하라고 알려주어 복을 계속 지속 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점’을 활용하는 것은 인간 자신에게 있다는 뜻이다.

이종호(mystery123@korea.com · 과학저술가)     
 
 
출처 :명리학 뽀개기™ 원문보기   글쓴이 : 천기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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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첩경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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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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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역학인총회 총재
前 한국 역학계의 태두(泰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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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벽천 김석환 선생 사사
한국역학교육학원 강사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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