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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창작품 ‘점’
초인 2017-09-30 (토) 08:24 조회 : 2460

인간이 만든 창작품 ‘점’(1)
 
프랑스의 파리나 이탈리아의 로마 등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도시를 방문할 때 가장 주의할 사항은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다. 해외 여행을 자주하는 사람일지라도 소매치기를 당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이유는 소매치기들의 기법이 매우 교묘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소매치기가 많은데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어김없이 낭패 보기 마련이다.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은 어린아이 두 명이나 세 명이 동시에 다가서서 물건을 사라고 할 때 무조건 그 자리를 피하거나 어린아이들의 접근을 막는 것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집시’의 아이들이다. 집시들의 고향은 원래 헝가리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대인과 같이 국가를 잃고 전 세계를 유랑하는 민족으로 유명하다. 집시들의 외모는 동양인 특히 한국인들과 외형상 닮은 점이 많고 여러 가지 생활 용구와 일부 언어가 우리와 비슷하여 양측의 연관 관계를 비교 연구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 언론에서 10여 년 전, 소매치기를 전문으로 하는 어린 집시들을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보도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집시들은 소매치기가 되기 위해 어려서부터 철저한 교육을 받은 후 실전에 들어가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데 주로 현찰을 많이 갖고 있는 일본인이나 한국인들을 표적으로 삼는다.   

놀라운 것은 집시의 소매치기들이 나름대로의 목표와 복무규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 집시들이 소매치기한 돈이나 물건은 모두 조직으로 귀속되며 대부분이 헝가리 지역에 살고 있는 집시들에게 보내진다. 소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모국의 집시들을 지원하여 그들이 꿈꾸는 독립 국가를 위한 독립 자금으로 쓰여 진다는 것이다. 집시들이 외국에서 국가가 없는 설움을 받고 있지만 언젠가 자신들의 나라를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이 방송이 나간 후 집시에 대한 유럽인들의 시각이 매우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소매치기를 전문으로 하는 집시 어린아이들이 장성해서도 소매치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집시의 어린아이들은 12~13세가 되면 모두 소매치기에서 은퇴한다.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12~13세 이하의 아이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소년원에 보내지 않고 곧바로 석방되므로 어린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나이를 엄격하게 지킨다.

소매치기에서 은퇴하면 각자 자신에 알맞은 전문 분야를 찾는데 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직업은 ‘점술가’이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유명한 점술가는 거의 모두 집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시들이 점술가로서 유명한 것은 점에 특별한 능력을 선천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집시들이 나름대로 습득한 점 기법을 철저한 교육에 의해 대대로 전수해주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시들이 점술가를 선호하는 이유는 직업이 안정되고 소득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 예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1년 동안 ‘점’을 치는데 소비하는 돈은 무려 3조에서 4조원 가량 된다고 한다. 1년에 3~4조 원이라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알 수 있다. 유행의 최첨단을 걷는다는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도 점 집이 있다. 복채가 비교적 다른 곳보다 비싼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70퍼센트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자들이라고 한다. 그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대부분 남자 문제이지만 성형수술을 원하는 여자들이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묻는 것도 대종을 이룬다고 한다. 성형수술로 관상이 좋아져 운명이 바뀔지 알고 싶어 하는 이유에서다.

점보기. 점술가들을 찾는 이유는 꼭 믿어서기보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기대감 때문이다(사진 김형경).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만 ‘점’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 사람들도 점을 치는 데는 우리나라 못지않다. 유력 신문에서 연재되는 지면 중에서 다른 연재물은 빠지는 경우가 있지만 ‘점’ 특히 별자리에 따른 일일 길흉을 점치는 지면은 거르는 날이 없다. 사실상 많은 사람들이 아침 신문에서 자신이 태어난 별자리의 점을 보고 출근한다.
〈미신도 미신 나름〉

대백과사전에는 한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점을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는 자연 현상 특히 새나 그 밖의 동물이나 식물들의 행동을 보고 점을 치는 자연관상점(自然觀象占), 둘째는 관상점(觀象占), 셋째는 음양점(陰陽占)이다.

어떤 사람의 용모와 신체상의 특징을 통해서 그 사람의 운명을 판단하는 것이 관상점이며, 음양점은 책력(冊曆) 또는 음양오행이나 수리(數理)를 기초로 만든 괘를 가지고 점을 치는 방법이다. 음양점에는 육효점(六爻占), 사주점(四柱占), 오행점(五行占), 산점(算占), 사점(柶占) 등이 있다. 강신 무당 등 소위 신이 내린 사람에 의해 점을 치는 신점(神占)과 꿈점을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명리학인 사주팔자를 비롯한 역(易)을 ‘점’에 포함시킨다고 분개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인간의 운명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방법’을 뜻하는 모든 방법을 ‘점’ 속에 포함했음을 밝힌다. 또한 이런 목적을 행하는 모든 종류의 전문가들을 ‘점술가’로 칭하였으므로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사람은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때 종종 과거에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던 비슷한 경험에 바탕을 근거로 우리가 흔히 미신이라 부르는 행동이나 그 밖의 것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군인도 과거에 위기를 모면하는 데 아주 유용했다고 생각되는 복장이나 장비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비행기 여행을 두려워하는 어떤 사람이 우연히 비행기를 타기 전에 컵을 깨뜨렸는데 다행히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자 컵을 깨뜨린 것이 위험으로부터 그를 보호해 주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것이 비록 비현실적 생각이라도 그 후로 그는 비행기 타기 전에 반드시 일부러 컵을 깨뜨리는 습성을 가지게 된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왠지 잘 안 풀릴 것 같은 불안한 심리의 산물인 징크스를 떨쳐 버리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머리나 손톱을 안 깎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손톱을 다듬고 경기에 나가는 선수도 있다. 체육관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에 들르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양말과 신발을 왼쪽부터 신어야 마음이 놓인다는 사람도 있다. 숟가락이나 젓가락이 떨어지면 재수가 없다고 일부러 백 번 이상 떨어뜨리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떨어지는 효과를 저하시키기 위한 고육지계이다. 검은 고양이를 보거나 만지면 시합에서 꼭 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시합 전에 영구차를 보면 좋다고 하여 영구차를 찾다가 시합에 늦게 도착하였다는 일화도 있다.

반면에 어떤 미신들은 놀랍게도 매우 실제적이라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한때 영국에서는 소로부터 우두에 감염된 사람은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는 미신이 있었다.

17세기 말에 에드워드 제너는 그 미신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두의 균을 주입시키면 천연두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할 때까지는 상처에 곰팡이가 핀 빵을 붙이는 것을 치료 방법으로 여겼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한 성냥불에 세 번째로 담뱃불을 붙이는 사람은 죽는다는 미신이 생겨났다. 이것만큼 확실한 근거를 가진 미신도 없을 것이다. 세 번째 사람까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데 걸리는 시간이면 적이 총으로 그를 겨눌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불안 해소에 필요한 점술가〉

보통 사람이 자신에게 다가올 미래를 미리 알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게 된다. 타인의 미래를 보다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전문가들은 ‘점’이라는 체계를 이용한다. 여기에서 설명하는 ‘점’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점 집에 가서 점을 본다’는 단순한 의미의 점을 의미하지 않는다.

점이란 일반적으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방법으로 미지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사물에 관한 지식을 얻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위험한 경기가 인기를 끄는 것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과 모험이 흥분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지의 상황이 자신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면 불안은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 자연히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는 정보를 얻으려고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한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방편으로 이용되는 것이 예언과 점이다.

대학가 점집 문성성시. 불확실한 미래를 안고 있는 대학생들이 사주카페를 찾거나 점성술, 타로카드 등으로 자신의 운명을 점쳐보는 '점 열풍'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일고 있다. 이대 앞에만 사주카페가 30여 곳이 넘는다(사진 채향란).


어떤 사람이든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과 함께 있다는 믿음만으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으며, 개인적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그것은 나쁜 결과가 나와도 책임을 점술가에게 전가하여 마음의 짐을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은 점을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점을 보러 간다. 점술가의 능력을 강하게 부인했던 사람도 자식이 대학교 시험을 치거나 남편이 진급 대상일 경우 해답을 알기 위해 점술가를 만난다.

매년 연말이 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점술가들이 새해에 대해 예언을 한다. 대통령의 운수는 물론 유명한 정치가들의 앞날을 예시하기도 한다. 세계 정세에 관한 언급을 하거나 심지어 미국이나 러시아, 프랑스 대통령의 운수까지도 점치는데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을 예언한 프랑스의 점술가 ‘태양의 부인(la dame du soleil)’은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점술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차기 대통령 당선자를 예언했지만 빗나가기 일쑤다.

그렇지만 그들의 예언이 틀렸다고 점술가를 사기로 고소하거나 피해 보상을 해 달라고 소송을 했다는 소문은 아직까지 없다. 오히려 정치가 중에는 예언이 빗나갔어도 유명한 점술가가 자기의 이름을 거론한 자체만으로도 만족해한다.

〈과학성을 제시하는 점성술>

점술가들은 어떤 비밀을 갖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가? 미래를 예견한다는 점이 맞을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점에 최소한의 과학성이 들어 있는가?

우선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많이 성행하는 점성술을 보자. 점성술은 과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17세기에도 이미 대표적인 미신 또는 사이비 과학으로 격하되었다. 특히 과거에 국가의 대사라든가 공적인 중요한 일에 꼭 점성술이 참여했으나 하루하루의 길흉을 알려주는 등 일반적인 호기심 차원에서나 이용될 정도였다.

그런데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2000년 신년호에 점술가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1991~1992년 시즌에 활약한 영국 프로축구 선수는 여름철보다 9~11월에 태어난 사람이 두 배나 많았고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의 의과대학생은 4~6월생이 유난히 많았다. 1998년 오스트리아 군대에 10년 간 징집된 50만 명의 18세 장정들의 평균 신장은 3~5월에 출생한 남자가 9~11월에 태어난 남자보다 6밀리미터가 더 컸다.

점성술에 의하면 인간의 개성은 첫째로는 태어난 달의 천궁(天宮, 4월이면 양자리, 5월이면 황소자리 등)에 의해 좌우되며 둘째로는 출생과 동시에 지평선상에 나타난 별자리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상 2가지 요소에 기초한 성격 판단은 놀라울 만큼 정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콜린 윌슨의 글에서 인용한다.

1939년 크라프트는 『천체생물학』이란 책을 출간하면서 통계학 즉 과학적 증거를 통해 점성술의 효과를 증명하려고 했다. 그의 책은 과학자들로부터 무시당했지만 1939년 히틀러의 첩보기관에게 11월 7일부터 10일에 걸쳐 히틀러의 목숨이 ‘폭발물’에 의해 위험해 질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히틀러는 그의 예언대로 1939년 11월 8일 겨우 몇 분 차이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그의 말로는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었다. 베를린으로 초청된 크라프트는 나치스에서 비공식적인 점성술사 역할을 했지만 추후에 고위층의 미움을 사서 강제수용소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통계학자 미셀 고켈렝이 점성술의 명제를 컴퓨터로 검증한 자료이다.

‘큰 달(31이 있는 달로 양자리는 1)에 태어난 사람은 외향적이며 작은 달(황소자리는 2)에 태어난 사람은 내향적이라 알려져 있다. 이 두 명제에 의하면 어떤 사람의 직업은 그 사람이 태어난 때에 지평선 위로 어떤 별자리가 떠오르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고켈렝은 점성술의 제1과 제2명제가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그의 테스트는 몇 번이나 컴퓨터로 반복되었는데 매번 똑 같은 결과를 얻었다.

테스트의 대상은 스포츠맨, 배우, 과학자였다. 고켈렝의 계산에 의하면 스포츠맨은 화성 아래에서 태어나고 배우는 목성, 과학자나 의사는 토성 아래에서 각각 태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컴퓨터가 제시한 바로는 별이 지평선에서 떠오른 경우, 그 밖의 위치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의 3가지 경우라고 설명했다. 화성이나 토성 등의 혹성이 머리 바로 위이거나 발 바로 밑으로 오고 있거나 서쪽 지평선에 떨어진 경우였다.

9세기 아랍어판 이라크 점성서.


고켈렝은 정신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은 많은 환자가 보름달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간의 혈액이 태양 흑점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켈렝은 행성이 인간의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유전적인 요소가 가장 적합한 생활방식을 택하게 할지 모른다고 추정했다.

물론 수학자 로렌스 E. 제롬은 고켈렝의 논문에서 몇 가지 확률 통계를 잘못 적용함으로써 오류를 범했으므로 그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의 설명은 간단하다.

‘점성술에 관한 정통 통계학적 연구는 천체의 위치 및 운행은 인간의 생활과 전혀 상관관계가 없음을 알려준다.’

그런데 조르지오 피카디와 일본인 마키 다카타는 제롬의 연구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여러 가지 화학반응이 태양 흑점의 활동이나 달이 차고 기우는 것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로카드도 인간이 자기장에 지극히 민감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카다는 2차 세계대전 전에 여성의 혈액에 나타나는 화학적 변화를 측정하여 배란 주기를 결정하는 기법을 연구했다. 여성의 경우 이 같은 화학적 변화가 매달 주기적으로 일어나지만 남자 혈액의 화학적 구성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카타 반응은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다카타는 1938년에 유난스럽게도 세계 각지에서 남자는 물론 여성의 혈액에서도 일어나야 할 화학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항의 받았다. 더욱 다카다를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이 갑작스런 변화가 일정 지역이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무려 17년간이나 문제점의 해결에 매달린 후 드디어 ‘인간은 살아 있는 일종의 해시계’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의 결론은 이 변화의 요인은 지구가 아니라 외계에서 왔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혈액에서 측정되는 변화는 태양의 중앙 자오선으로 향하는 흑점은 운동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인간의 혈액은 인간이 태양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변화가 심하다는 것도 발견했다.

다카타는 자신의 친척 한 사람을 비행기에 태워 보낸 다음 고도별로 혈액 샘플을 제공받아 자신의 이론을 실험했다. 실험의 결과는 점성술에 부정적인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1938년은 태양 활동 즉 흑점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한 해였다.

시험관 속의 박테리아의 활동은 태양광선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박테리아가 대기 온도나 기압의 변화 등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차단될 때도 이런 변화가 일어난다.

여하튼 심령술사가 아닌 과학자들도 태양과 달은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자기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한다. 혹성 역시 지구의 자기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다소 믿기지 않지만 행성이 직렬하면 지진이 일어난다는 가설도 통계적으로는 이해된다. 존 글리빈은 지진과 화산활동이 성행할 때 행성이 태양에서 볼 때 직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성의 중력이 지구의 지각 내에서 작용하는 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혹성의 중력은 지구의 자기장을 통해 인간의 신경계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이와 같이 다소 점성술과 과학을 연결시킬 수 있는 증거가 있지만 대부분의 점성술이 과학에 의해 증명될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데 문제점이 있다.

점성술에서는 황도의 큰 원을 12궁으로 나눈다. 그 하나하나는 인생의 다양한 면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된다. 제1궁은 자아, 제2궁은 소유물이나 재정상태, 제3궁은 커뮤니케이션, 제4궁은 가정, 제5궁은 창조성, 제6궁은 업무, 제7궁은 동업자와 배우자, 제8궁은 섹스와 죽음, 제9궁은 철학이나 사상, 제10궁은 경력, 제11궁은 친구, 제12궁은 남을 사랑하는 봉사에 관계있다.

언뜻 보면 넌센스처럼 생각되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별점의 결과가 정확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많다고 생각된다는 것은 역으로 나머지는 정확치 않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엄밀한 의미로 판단한다면 점성술은 지극히 부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하튼 안진태는 미국에서 1929년부터 70년 간 정신분열증과 조울병 환자를 조사한 결과 12~4월에 태어난 사람이 월등히 많으며 태어난 계절에 따라 당뇨병, 관절염, 신장병에 걸릴 확률이 많다는 것을 적었다. 이와 같이 점성술이 예상외의 효과를 얻자 질병에 대한 대량의 자료를 처리하여 그 효과를 예측하는 역학(疫學) 연구도 활발하다.

전혀 과학적이지 않게 보이는 점성술을 과학적이라고 설명하자 정통 과학자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그들은 점성가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회심의 카드를 뽑았다. 현재 많은 점성가들이 사용하는 천체도는 20세기의 것이 아니라 2세기경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는 완전한 구체가 아니고 남극과 북극 쪽이 평평하게 되어 있어 회전축이 약간 불안전하다. 그 결과 분점(分點)의 세차운동이라는 것이 생기며 이것 때문에 수천 년이 지나면 큰 변화가 생긴다.

과학자들의 이런 공격에도 대부분의 점성가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지구의 세차운동으로 인하여 생기는 오차 정도는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하튼 점성술과 과학을 연결시키는 것은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점성술을 과학이라고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펄펄뛰는 학자들도 점성술이 처음부터 인간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는데는 인식을 같이한다.

<천재지변을 예언하는 자연관상점>

자연관상점은 생물학적 의미에서 재앙이 다가오는 것을 예견함으로써 그것을 피하는 현실적인 방법에 중점을 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자연관상점은 생각보다 많은 신뢰도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영양은 바람에 실려 오는 냄새를 맡거나 새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사자가 잠복하고 있는 물구덩이를 피해 달아난다. 수달은 진동의 미세한 변화를 통하여 홍수가 다가오는 것을 피해 달아난다. 해파리는 폭풍우가 접근하기 훨씬 전에 연안의 안전한 곳으로 서둘러 몸을 숨긴다. 또한 메기는 폭풍우가 몰아닥치기 전에 반드시 수면 위에 떠오른다. 미꾸라지도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적어도 하루 전에 날씨 변화를 포착한다. 수조에 있는 거머리도 날씨가 좋은 날에는 수조의 밑바닥에 길게 누워있지만 비가 오기 전에는 유리벽에 달라붙어서 수면으로 몸을 내놓는다. 지렁이가 땅 위로 기어 나올 경우 거의 대부분 천둥을 동반한 불안정한 날씨로 변한다.

개미와 벌도 비가 다가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다. 비가 다가오면 개미는 개미집의 입구를 필사적으로 틀어막고 꿀벌도 벌집 속에 틀어박혀 있다. 파리나 말벌도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집안이나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귀뚜라미가 밤늦도록 시끄럽게 운다면 다음날 날씨가 맑다는 것을 알려준다. 모기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때도 역시 좋은 날씨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곤충들이 장기 일기예보를 한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가을에 개미집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겨울은 혹독하게 춥다. 추운 겨울이 올 때 꿀벌은 겨우 눈에 보일 정도의 작은 구멍만을 남겨놓고 벌집의 출입구를 막아버린다. 그러나 따뜻한 겨울이 올 때는 출입구를 막지 않는다. 이와 같이 동물들은 날씨의 변화를 미리 예견한다.

375년 서유럽을 침공하여 게르만민족 대이동을 촉발시킨 훈 족은 한민족과의 친연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들이 베네치아에서 가까운 아퀼레이아를 점령할 때의 일화는 전설로 내려온다.

아퀼레이아는 20만의 인구로 '북쪽의 로마'로 불릴 정도로 부유한 도시(로마를 제외하고 주화를 주조할 권리를 지닌 유일한 도시)였는데 아퀼레이아 인들이 몇 달 동안이나 아틸라의 포위 공격을 견뎌내자 아틸라는 공격을 포기하고 철수를 명령했다. 그런데 매우 기묘한 사건이 아틸라의 마음을 마지막에 바꾸게 만들었다. 로마의 역사학자 프로코피우스가 당시의 정황을 생생하게 적었다.

“아틸라가 아퀼레이아를 몇 달 동안이나 포위 공격했는데도 함락되지 않자 절망에 빠져 포위공격을 단념했다. 그는 다음날 해가 뜰 무렵에 철수할 수 있도록 철군 준비를 명령했다.

다음날 아침 야만족들이 포위망을 풀고 철수하기 시작할 무렵 성탑 위에 둥지를 틀고 있던 수컷 황새 한 마리가 갑자기 공중으로 올라가 새끼들과 함께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떠났다.

이 광경을 본 아틸라는 곧바로 전군에 내린 철군명령을 취소했다. 그는 황새가 멀지 않은 시기에 어떤 해로운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예견하지 않았다면 새끼들을 데리고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야만인 군대는 또 다시 포위공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야말로 공교롭게도 황새의 둥지가 있었던 부분이 별다른 이유 없이 무너져 내렸다. 아틸라는 그곳을 통해 아퀼레이아 도시 안으로 진입하여 함락시켰다.”

아틸라의 대리석 옥좌. 훈족의 아틸라는 훈제국의 왕임에도 돌이나 나무 옥좌에만 앉았다. 대리석으로 된 옥좌는 이탈리아의 밀라노를 점령했을 때 사용했으며 토르첼로섬에 보관돼 있다.


1794년 최강을 자랑하는 프랑스군이 네덜란드를 침입했을 때 네덜란드는 프랑스군을 저지할 만한 병력도 대포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운하의 수문을 열어 도로를 물에 잠기게 했다. 이러한 조치로 프랑스군은 진격이 저지되고 퇴각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사령관은 거미가 평소보다 두 배나 더 정력적으로 거미줄을 치는 것을 보고 갑자기 퇴각 명령을 취소했다. 일반적으로 거미는 날씨가 화창하게 맑은 날에 이런 행동을 한다. 사령관은 곧 날씨가 맑아지고 수로가 얼음이 될 만큼 기온이 뚝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물이 얼었다. 프랑스군의 진격을 방해하는 물이 오히려 진격로로 돌변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유럽의 병사들은 종종 개, 고양이 혹은 다른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폭격이 임박했음을 사전에 알았다. 독일이 영국 본토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기간에 많은 시민들은 대피해야할 시기를 알기 위해 고양이들의 행동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고양이의 등에 털이 곤두서고 고양이가 공습대피소로 질주하면 많은 시민들이 고양이를 따라 달려갔다고 <리더스다이제스트>사의 『초능력과 미스터리 세계』는 적었다.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연합군의 폭격이 시작되자 프라이부르크의 오리가 소란을 피우면서 15분마다 공습 위험을 알렸다. 덕분에 수백 명의 시민들이 안전한 대피소로 피할 수 있었는데 그 오리는 공습 중에 죽었다. 전쟁이 끝나자 시민들은 오리의 공적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웠다.

동물의 능력은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 더욱 두드러진다. 1902년 카리브해 마르티니크 섬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화산 분출물과 유독 가스가 8킬로미터 떨어진 생피에르 시(市)를 30초 만에 덮쳐 3만여 명이 숨졌다. 그런데 현장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는 고양이 한 마리밖에 없었다. 조사해봤더니 짐승들은 한 달 전부터 ‘피난’을 시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956년 캄차카반도 베지미안니 화산이 폭발했을 땐 곰들이 미리 대피해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고 권대열은 적었다.

1963년 어느 새벽엔 유고슬라비아 스코페 시(市) 동물원이 시끄러워졌다. 담을 타 넘으려던 하마, 으르렁대며 서성이던 사자와 표범은 네댓 시간 뒤 체념한 듯 우리 깊숙한 곳으로 숨었다. 뒤이어 이 도시를 잿더미로 만든 대지진이 일어났다.

동물은 자연의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을 지녔다고들 한다. 흐느적거리기만 하는 해파리지만 폭풍우가 오기 10시간 전에 안전한 연안으로 대피한다. 메기가 수면에 떠오르거나 꾀꼬리가 높이 날았다 낮게 날았다를 반복하면 폭풍우가 온다. 종달새가 오래 울면 날씨가 맑고, 겨울에 참새가 모여 지저귀면 날이 포근해진다는 얘기는 생활 속에 녹아있는 상식이다.

이와 같이 자연 현상이나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예견의 예를 보면 미래를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환경으로부터 감지되는 신호에 반응하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미래는 이미 존재한다는 뜻이다.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천체나 동·식물의 행동을 보고 천재지변을 미리 예견하는 사람이 남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었다. 대부분 부족 국가의 우두머리는 이러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정치까지 관장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문명이 발달하게 되자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전문적인 제관(祭官)으로 자리 잡게 되며 현재는 대부분 점술가로 불린다. 이것은 점이 어떠한 규범과 틀에서 움직이는 다소 과학적인 체계를 갖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점을 무조건 미신이라고 매도할 일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매천 황현의 초상. 한일합방의 소식을 듣고 분노해 자살한 조선후기의 선비 매천의 초상을 보면 눈매가 날카로워 깐깐한 성품을 느끼게 한다.


〈과학성을 갖춘 관상점〉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집단적인 예언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자연 현상이 아닌 과거로부터 축적된 지식으로도 과거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관상점(관상학)에 대한 근거가 된다.

관상학이란 인체의 부분적 특성이나 전체적인 형상을 통해 성격과 운명을 점치는 이론 및 행위를 말한다. 인체의 각 부분(머리, 머리카락, 얼굴의 형태, 눈썹, 눈, 코, 턱, 입, 목, 손, 가슴, 등, 배, 대퇴부, 다리, 발 등)의 모양과 빛깔, 몸 전체의 피부색과 목소리 심지어는 호흡 등을 통하여 그 사람의 성격과 운명, 건강 상태를 판단하거나 예언한다.

유럽의 경우 관상점은 기원전 약 2000여 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바르톤 탐신은 이 시기의 관상학은 주로 인체의 한 부분, 또는 특징적 습관을 통하여 예언했다고 적었다. 한 예로 남자의 얼굴에 누런 선이 나타나면 ‘재무 담당 관리가 재산이나 가구를 압류해 갈 조짐이다’라는 것이다.

반면에 그리스 로마시대에서는 예언보다는 성격을 분석하는데 관상학이 이용되었다. 설혜심은 세 가지 방법론적으로 사람의 성격을 분석했다고 적었다.

1. 사람을 유형별로 나누고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특정한 동물의 성격과 비교하여 추론한다
2. 인종에 따라 사람을 구별하고 각 인종별로 성격을 분류한다
3. 얼굴과 신체의 각 부위별 특성을 통해 성격을 추론한다.

이와 같이 관상을 통해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개념은 히포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수많은 그리스 철학자들이 설명했고 로마시대에는 관상학이 대중웅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침이었다. 키케로는 대중을 설득하는 웅변에 있어 관상학을 중요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외양은 내면의 생각을 명백히 드러낼 뿐만 아니라 우리 로마인들이 표정이라고 부르는 것은 인간을 제외하고는 어떤 다른 동물도 갖고 있지 못한다’  

도골선풍. 산 속에 은둔하는 스님들 중에는 관상서에서 ‘도골선풍’의 귀한 상으로 치는 얼굴이 많다(사진은 법정스님).


로마의 웅변가들은 연설에 있어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얼굴과 몸짓 모두에 관상학적 기술을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중웅변과 관상학의 연관성은 영웅을 부각시키는데도 활용하지만 정적을 공격하는데 있어 상대의 외모에 치중하는 문제점도 야기했다.

일반인들로 흔히 ‘복 있게 생겼다’,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사기꾼 얼굴이다’ 등 무의식중에 관상가적인 판단을 하는데 조용진 교수에 따르면 일반인들이 느끼는 인상이 관상가의 판단에 부합하는 비율이 무려 83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므로 일부 학자들은 관상의 원리란 얼굴을 볼 때 느끼는 일반인의 느낌과 그 사람의 성격적 패턴을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일반적인 원리로 정립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통계적인 분석을 통한 일반원리는 자칫 성급한 결과를 초래한다. 경험적 측면이 강조된 통계라도 엄격한 인과율이 성립되지 않는 불완전한 통계이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대표적인 특징으로 유형화시킬 수 있지만 인간이 워낙 다양한 형태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런 자료를 기초로 하여 모든 인간을 판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인상을 통해 과거의 행태를 판단하는데 근사적인 해석은 가능하지만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수십 년 동안 수사관으로 일한 사람은 사람의 얼굴을 통해 어떤 사람이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데 어렵지 않다고 한다. 사람은 기쁠 때 눈이 풀리고, 기쁨의 상태가 고조될수록 아래 눈두덩의 잔주름이 늘어난다. 이러한 반응은 진정으로 행복할 때만 나타나기 때문에 은폐할 수 없다고 한다. 노련한 수사관들은 대체로 피의자의 얼굴과 초기 행동을 보고 피의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점술가는 얼굴이 검붉은 경우를 천한 상으로 판단한다. 이런 상은 대부분 육체노동을 많이 하는 시장 상인들에게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견해에 대해서 조용진 교수는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면 상당히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시장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되기 쉽다. 산소가 부족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실핏줄이 터지는 등 얼굴이 얼룩지거나 피멍 든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고승처럼 공기가 맑고 산소가 풍부한 산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모세혈관이 줄어들고 얼굴이 희어지는데 점술가들은 이런 상을 도골선풍(道骨仙風)이라며 매우 귀한 상으로 친다. 산 속에서 은둔 생활을 하는 선인이나 스님들 중에는 도골선풍의 귀한 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이런 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 유유자적한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미래도 과거와 현재의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종호(mystery123@korea.com · 과학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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