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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팔자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또 누가 주어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을일생 2017-09-30 (토) 08:59 조회 : 1978

“극락과 지옥은 전적으로 자기 마음에 달려 있어”
      
  부처님은 불성 있는 인간을 절대 신뢰  
  믿음 갖고 실천하는 ‘법화행자’가 되길
     
어느 대승경전이나 유사한 성격을 보이고 있지만 철저한 보살도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법화경>이며 법화경 말씀대로 실천하면 성불(成佛)은 어렵지 않다. 법화경을 듣고 그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겠다고 하는 순간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고 한다. 거기엔 아무런 조건도 없다.
‘법사품’에서는 법화경을 수지하고 읽고 외우고 써서 칠보탑을 모시고, 공경 공양 찬탄하는 불사를 하는 이에 대한 찬탄과 함께 법화경의 한 게송, 한 구절이라고 듣고 기뻐하는 이는 모두 부처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수기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미래의 불자들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얘기이다. 이 법화경을 두고 모든 ‘경전 중에서 왕’의 자리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부처님 교설의 완성’이라고도 한다.
지난 1월30일 조계사 법화산림법회 법상에 오른 흥교(興敎)스님은 “불교는 절대 지식이 아니라 믿음과 행동의 종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보고 듣고 읽은 것 중에 단 한 가지라도 실천에 옮기는 법화행자가 되어 모두가 ‘마음의 극락세계’를 가꾸어 가자고 당부했다.
2002년 범어사 전계대화상(傳戒大和尙)에 추대된 흥교스님은 동산-광덕-덕명스님으로 전해오는 계맥을 이었다. 현재 출가에 뜻을 둔 사람에게 계를 전하여 정식 스님의 자격을 갖게 하는 수계의식은 종단의 단일 계단(戒壇)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위 계단인 범어사 금강계단에서는 재가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보살계 수계의식만 갖고 있으며 그 정점에 스님이 자리하고 있다. 그 역할이 그렇듯 스님이 법상에 오르는 일은 극히 드물다. 법사품을 소재로 조계사에서 법문을 한 스님은 본지 독자들을 위해 자리를 종로 대각사로 옮겨 법석을 이어갔다.
 
“법화경을 수지 독송 해설하는 것은 곧 보살도를 행하고 또 행하라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은 나를 버리고 일체중생을 위해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과연 내 형제자매, 가족을 위해 얼마나 보살행을 하고 사는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를 버리고 일체중생을 위해 살지 못할지언정 최소한 내 가족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고 내 이웃을 섬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스님은 말 한 마디로 자신이 부처가 되기도 하고, 악인을 선인으로 만들기도 한다며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말은 생명의 씨앗이라고 하잖아요. 돈이 인생에 있어 생활수단이라면 말은 정신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에 의해 한 세계가 생기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합니다. 말은 실없는 것이지만 진리를 짓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도 말로 인하여 지혜로워 질 수도 있고 악한 말에 의해서 착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 마음과 비슷한 것입니다. 또한 말은 마술과도 같아서 상대방을 크게 행복하게 할 수도 있고 실망과 좌절에 빠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로서 진리를 다 이야기 할 수는 없다. 동서고금의 진리이며 경전에서는 특히 말을 삼갈 것을 강조하는 대목이 여러 군데 보이기도 한다.
“말은 한계가 있고 생각은 끝이 없습니다. 생각은 그 자체까지도 초월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불법문중(佛法門中)에 들어와서는 생각을 함부로 내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내가 사는 범어사 불이문 한 쪽에 ‘입차문래 막존지해(入此門來 莫存知解 : 이 문을 들어서면서부터는 알음알이를 배척하여야 한다)’라는 주련이 걸려있습니다. 깨달음의 세계는 지식이나 말로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알음알이를 내지 마라는 그 얘기입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말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고 살 수 없는 것. 스님은 ‘인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법문을 이어갔다. 부모 형제 이웃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주팔자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또 누가 주어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쌍한 변화 속에서 시시각각으로 자기 마음과 행동, 뜻에 따라 변하는 것이 팔자란 얘기입니다. 팔자가 주는 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라면 노력할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도반을 만나서 공부하기를 바라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살기를 바라고, 좋은 자식을 두어서 걱정근심하지 않기를 바라잖아요. 인연의 에너지가 응집된 곳에 복이 오고 삶이 윤택해질 수 있고 인연이 흩어지면 하나도 되는 일이 없습니다. 마음에 따라 에너지가 모아지고 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음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한 생각 바로 하는 것이 마음 아니에요. 행동하는 것 말하는 것은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도 살모사가 와서 먹으면 독(毒)이 되고 소가 먹으면 우유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 않습니까. 마음도 이와 같은 것입니다. 쓰는 대로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깨달음에 들어갈 수 있는 지혜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이 추운 겨울날에 찬 마룻바닥에서 부처님 앞에 기도정진하고 그럽니까? 자기를 조복받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장래의 자기’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행동하고 새롭게 자각한 자기를 만들기 위해 수행하는 것입니다.”
“불교는 하나의 신앙입니다. 신앙을 전제로 한 지혜의 시스템입니다. 믿음(信)이 있고 행(行)이 있어야 합니다. 불교는 절대 지식이 아니라 믿음과 행동이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명심해야 합니다. 법화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처님께서 우리와 더불어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부처님이 옆에 계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와 같이 숨 쉬고 있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그런 느낌을 갖고 생활하면 틀림없이 앞으로도 부처님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어떻게 나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나쁜 행동을 할 수 있겠습니까.”
스님은 ‘법사품’을 넘어 법화경 전반을 주유하며 신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는 만큼 실천으로 옮겨갈 것을 거듭 강조했다. “불성(佛性)을 지닌 인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법화경에 뚜렷이 나타나고 있고 부처님이 상주불멸한다는 영원불사상이 법화경에 와서 부각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전 한 구절, 법문 한 마디라도 실천에 옮기자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듣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듣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단 한 가지라도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먼저 마음이라도 선하게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 보세요. 한 마음의 평화가 극락세계고,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짜증스러우면 거기가 바로 지옥입니다. 극락과 지옥 어디에 살 것인가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입니다.”
 
  
흥교스님은…
선찰대본산 범어사 ‘어른스님’
  
“눈만 뜨면 부처의 소식이요 깨달음의 노래여서 빛과 어둠이, 중생과 부처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건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주소는 아직도 미망 속을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빛깔 저 소리에 끄달리고 이 사람 저 사람의 입맛에만 맞추려 한다면 그대 자신의 삶은 어느 세월에 구가할 것인가.”
스님은 ‘내안의 빛’을 잊고 사는 이들에게 경종이 되어줄만한 예화 중심의 수필에서부터 현대물리학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우주의 실체와 자연의 비밀에 이르기까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될 만한 글을 모아 <가는 곳마다 主人이 되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은ㆍ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한 후 상원사 범어사, 칠불사, 만덕사, 벽송사 등에서 14안거를 성만했으며 범어사, 서울 대각사, 창원 성주사 주지, 중앙종회의원(5, 6, 8, 9대) 등을 역임했다. 종정상, 총무원장상과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현재 선찰대본산인 범어사 전계대화상으로 학교법인 원효학원과 사회복지법인 범어사, 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대각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부산 거제동 금용암과 서울 대각사, 용인 용천사 등을 오가며 주석한다.
김선두 기자
사진 신재호 기자
 
[불교신문 2499호/ 2월11일자]
 
 
출처 : 사주팔자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또 누가 주어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 cafe.daum.net/dur6f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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